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 Feb 09. 2022

[마케터의 관점]마케터라면 꼭 봐야할 영화

포드v페라리 속에서 찾은 리브랜딩과 마케팅 기본원칙

마케터라면 반드시 꼭 봐야할 영화. 바로 레이싱 + 휴머니즘 복합 장르를 가진 ‘포드v페라리’ 이다.

멧 데이먼과 크리스찬베일 두 최애배우의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유명한 영화이기도 하다.

개봉당시 영화관에서 봤었는데, 영화 특유의 스피드함과 스케일, 긴장감을 주는 전개로 꼭 영화관에서 봐야할 영화라고 느꼈다.


하지만 영화 초반부부터 아주 중요하게 다뤄지는 사건이 있으니, 포드CEO의 굴욕과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대전환이다. 당시 포드의 마케팅 전략수립 과정과 위기탈출 과정을 보면서 마케터라면 꼭 알아야할 성공적인 레퍼런스이자 케이스 스터디가 아닐까 생각했다.


못난 공장에서 만드는 흉하고 투박한 양산차라는 비판을 받은 포드, 열받은 CEO(포드2세)를 보는 장면은 아주 재밌는 장면

1. 흉한 공장에서 찍어낸 흉한 차, 포드


당시 포드라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컨베이어벨트의 개발 혁신으로 저렴한 가격의 양산형 차를 생산하였다. 이른바 ‘포드의 기계혁명’으로 성공을 이뤘지만, 세계 2차대전 이후 60년대 젊은 층의 선호에 밀려 매출부진과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는 상황을 겪고 있었다.


당시 헨리포드2세의 극대노와 함께 현 상황을 극복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라는 지시를 하였다.

이후 리 아이아오카 CMO는 포드의 PT 중 아주 인상깊은 표현을 하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 여유가 있는 베이비 부머 세대들은 제임스 본드, 제임스 딘이 타는 유럽 스포츠카를 타고싶어 하지, 포드와 같은 투박한 차는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다"


자동차업계 전설로 불리는 리 아이아코카...!

당시 포드가 처한 상황을 아주 인상깊게 표현한 장면이며, 당시 PT는 포드사가 레이싱에 진출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물론 영화상 더 중요한 계기는 엔초페라리의 '뚱보'비난 이였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고 인상깊었던 장면이면서, 마케터의 꿈같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CEO 앞에서 자사 브랜드의 적나라한 현실을 비판하고 마케터가 생각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


* 참고로 리 아이아오카는 영화와 다르게 당시 포드의 부사장이였으며 이후 크라이슬러의 재건과 부흥을 이끈자동차업계의 전설적인 기업인으로 남게 된다







2. 그렇게, 시작한 스포츠 마케팅 - 르망24 레이싱 출전과 갈등

르망24 레이싱 출전을 위해서 캐롤 쉘비를 설득하는 리 아이아코카


그렇게, 포드사의 새로운 전략인 르망24 레이싱 출전을 위해서 리 아이아코카는 미국의 유일한 르망24 우승자인 캐롤쉘비를 섭외하고, 캐롤쉘비는 실력있는 드라이버 캔 마일스를 섭외하며 레이싱팀을 꾸린다.


그리고 레이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있었다. 

(사실과는 조금 다르지만) 르망24 레이싱 출전에 대한 전체적인 총괄(PM)을 맞은 리 아이아코카는 오직 레이스만 생각하는 고집불통의 캔 마일스와 레이싱 우승보다 회사의 매출이 더 중요한 부사장 비브 사이에서 갈등을 조율하는 상황들이 여러차례 등장한다.

둘의 케미를 보는 재미가 아주 솔솔하다!!

사실 마케터는 PM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기존에 없는 새로운 프로젝트성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중간에 코낀 상황들이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마케터/PM은 소위 '중간자'역할을 하며 많은 업무연결고리의 중앙에 있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더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와 자세가 중요하다. 


마케터는 비용을 쓰는 팀이기에, 누군가에겐 보수적이며 누군가에겐 뜬구름 잡는 사람들로 보인다. 그래서 더욱 타인-업무를 함께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는지, '설득'의 기술이 중요하다. 그래서 타 팀의 업무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려는 자세와 당장에 직면한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웃으며 해결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갈등상황은 계속 반복되기 마련이고, 이를 얼마나 유연하게 때로는 강단있게 해결할 수 있는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PM이라고 부르시더니, 갑자기 이 현황들을 어떻게 이끌고 해결할 것인가를 물어보시면서 본인 팀의 고충에 대한 클레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영화에 나온 리 아이아코카는 때로는 유연한 말로 캐롤쉘비&캔 마일스를 핸들링하며 이끌고, 때로는 강단있는 의지와 신뢰로 밀어붙이며 비브를 설득했다. 


3. 포드의 스포츠마케팅 그 결과는?

좌)르망24에서 우승한 모델은 실제 포드GT40으로 출시되었다. 우)극 중 머스탱을 출시하며 이슈+흥행을 이끌려는 모습

캐롤쉘비와 캔 마일스의 합작으로 포드GT40이란 차량을 개발할 수 있었고, 르망24를 멋지게 우승한다. 그리고 그 차량은 실제 차량으로 출시되어 판매되었고, 포드GT로 지금까지도 이어져 판매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또한, 극 중에서는 레이싱 출전 스포츠마케팅과 연계되어 머스탱을 출시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리고 그 포드 머스탱은 지금까지도 멋진 스포츠카 차량으로 출시되며 사랑을 받고 있다.(스포츠카매니아들의 시선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점...) 

차량의 성능과 멋짐이란 본질에 집중한 성공적인 스포츠마케팅이 아니였을까?


4. 자동차 회사들의 레이싱 참가, 왠 모터스포츠마케팅???

역대 최고성적으로 2019WRC에서 우승한 현대차 월드랠리팀

자동차 제조사들은 왜, 레이싱이란 스포츠에 관심갖고 마케팅을 진행하는가.

현대자동차는 모터스포츠 관련 꾸준한 노력으로 2019년WRC 우승이라는 멋진 성과를 달성하였다. 그리고 N브랜드라는 고성능 주행차량 브랜딩을 위해서 차곡차곡 노력하고 있고, 벨로스터N, 아반떼N등 고성능 주행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실제로 사내에서도 N브랜드관련 조직이 작지않은 규모로 있는것 같아보인다. 

왜 현대자동차는 모터스포츠에 집중하기 시작했을까?


자동차 제조사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렇다. '자동차'이다. 자동차라는 제품의 성능 자체에서 우수함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볼보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것은 끄떡없는 튼튼함. 벤츠하면 떠올리는 것은 알래스카 영하 40도에서도 유일하게 구동되는 내구성, 도요타하면 떠오르는 것은 디테일한 공정이 살아있는 완성도와 같이...차량이란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다. 

매출과 판매수치를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사들을 따라가며 생산하고 판매하기 급급하던 전에 모습에서 이제는 제품 본질에 다시 집중할 시기가 되었다는 것 같다. 그만큼 글로벌 탑티어가 되었고, 여력이 생겼다는 뜻이다. (정몽구 전 회장의 디자인경영과도 맞물리는 이야기일 것이다)


 두번째, 경쟁이다. 자동차의 본질적인 목적은 더 빠르게, 원하는 곳으로 도달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인간은 본성적으로, 2000년도 훨씬 전 고대로마 때부터 경주를 즐겨했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차량을 보면서 남들보다 우수한 주행능력, 속도, 내구성과 같은 요소를 떠올리고 구매단계에서 비교하며 고민한다. 모터 스포츠라는 종목을 보다보면, 그 인간 본연의 경쟁과 속도에서 오는 짜릿함-카타르시스같은-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스포츠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자동차 제조사에게 그보다 확실한 리브랜딩은 없을 것 이다. 


결국 브랜드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성장하는 하나의 유기체 같으며, 존재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고민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계속 해나간다. 리브랜딩은 성장과 진화와 같은 말 같다. 그래서 브랜딩하지 않는 기업은 죽은 기업이며, 리브랜딩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퇴보하는 기업이... 되는 것 같다.



P.S) 아~ 그리고 이 영화에서도 재밌게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전통의 유럽 vs 신흥의 미국 구도이다.

고집불통의 억센 브리티쉬 억양을 가진 캔 마일스를 연기한 (최애하는)크리스찬베일의 모습과 유연하면서 수완이 좋은 캐롤쉘비의 대립구도 / 장인정신의 엔초 페라리와 미국식 기업경영의 정석 포드2세의 구도를 보면 아주 재밌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마케터의 관점] 마케터라면 꼭 봐야 할 드라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