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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끼 Jun 19. 2022

잘 지내지 못 하는 사람의 편지

안녕하세요.  글을 누가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지내지 못합니다. ​

요즘 집 앞에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집 앞인가, 하면 대문을 열면 바로 30센치 앞입니다. 문을 열고 뭘 하나 보려다 대문을 등지고 일하시는 분 헬멧에 입을 맞출 뻔 했습니다. 정말 집 ‘앞’ 입니다.

저희 집은 외벽이 얇습니다. 바깥에서 나는 소리가 정말 잘 들린다는 소리죠. 저는 전쟁이 난 줄 알았습니다. 소리도 그렇고, 침대도 진동하는 것이 3차 세계대전이 기어코 터졌구나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나가서 보니 통신선? 공사를 한다고 합니다. 정말 전쟁같은 아침이었습니다.

땅을 파고 안에 파이프 같은 것들을 넣고 땅을 다시 다졌나 봅니다. 구멍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8월까지 진행되더라구요. 덕분에 저는 8월까지  지내지 못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삶이 편안했던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한동안 꾸던 꿈에서 깬듯, 먹을  걱정, 직업 걱정,  걱정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요약하자면 돈이죠. 먹고 살려면 돈을 써야 하고,  먹고 살려면 돈을 벌어야 합니다. 삶이 전쟁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네요.

집 앞 공사 소리를 들으며 생각합니다. 모두 힘들게 살고 있구나. 저도 공사 소리 들으랴, 먹고 살랴 힘들지만 안그런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모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고, 잘들 지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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