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가 되면 두 가지 증상이 나온다. 하나는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 다른 하나는 기침이 나는 것. 피부는 바디로션을 바르면 원만히 해결되는데 문제는 기침이다. 최근처럼 공기가 갑자기 서늘해지면 여지없이 기침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출근하며 처음 마시는 공기에 즉각적으로 기침부터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기침은 숨이 편안한 가운데서도 갑자기 목과 폐에 과한 간지럼이 생성된다. 그러면 즉각 성미 급하게 해갈해 줘야만 한다. 사소한 경우라면 잔기침 몇 번이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고약한 경우에는 근질거림이 심해서 연거푸 토해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죽을 것처럼 기침을 몇 번 하면 목과 가슴이 쓰라리다.
하지만 기침이 가장 괘씸한 건 예측이 안 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 알 수가 없다. 나는 굉장히 엄숙한 회의 자리에서 터지는 기침을 참느라 식은땀을 흘린 적이 있다. 그리고 통화 중에 나오려는 기침을 참다가 웃긴 목소리를 낸 적이 여러 번 있다. 통화가 끝나고 나면 상당히 민망하고 그랬다.
재채기, 딸꾹질도 비슷할 것 같다. 생각지도 않게 일어나고야 만다. 그리고 그중 몇 번은 나를 난처하게 만든다. 그렇게 예측 못한 사소한 것들이 모이고 모여 내 하루를 채우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 것들이 심지어 나를 흔들 때가 있다. 모든 일은 절대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기침을 쏟아내며 나는 당황한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그게 뭐든 장담하는 일이 없어졌다. 아무리 숨을 편안히 고르고 있어도 나도 모르게 기침이 쏟아지는 까닭이다. 모든 일이 참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