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유발한 일론 머스크 폭탄 발언
지금 가상화폐 투자 시장에서는 '강아지'가 날뛰고 있다. 그것은 바로 최근 이슈로 자리 잡은 '도지코인'이다.
도지코인, 2013년 두 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해서 재미 삼아 만든 가상화폐이다. 지금 이 장난감 같은 코인이 많은 사람들을 웃게 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울게 하고 있다.
과연 사람들이 도지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발언 때문이다.
그는 수차례의 트위터 발언을 통해 스스로 본인을 '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하면서 도지코인의 유망성을 언급했었다. 그 결과 도지코인의 가치는 거의 끝을 모르는 듯 오르고, 또 올랐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 코미디쇼인 SNL에 출연했던 그가 방송에서 '도지코인은 사기다'라고 잠깐 언급한 이후, 도지코인의 가치는 갑자기 폭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렇게 말로를 보이는가 싶더니 이게 웬걸, 도지코인이 잠재적으로 매우 유망하다는 그의 트윗 한 번으로 다시 10% 넘게 급등하기까지 했다. 그의 장난 같은 행동으로 도지코인의 가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영향력은 도지코인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월 비트코인을 테슬라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한 지 3개월여 만에 이를 중단했다.
이유는 비트코인을 채굴할 때 소모되는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늘어난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비트코인을 테슬라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던 지난 2월에 환경 단체로부터 친환경을 추구하는 전기차 기업인데 화석연료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을 이미 받은 바 있다.
결국 앞뒤가 상당히 안 맞아 보이는 듯한 그의 결정으로 비트코인의 가치는 한때 15% 넘게 폭락했고, 가상화폐 전체 시장의 시가총액 또한 3,658억 달러어치 증발했다.
이렇게 영향력 있는 인물의 몇 마디로 수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는 가상화폐 시장. 사실 미국발 인플레이션으로 언제 가치가 떨어져도 이상해 보이지 않았던 시장이었고, 그의 발언 시기와 겹쳐 증시와 가상화폐 폭락 우려가 현실화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 한마디에 폭락하고, 말 한마디에 급등하는 지금의 가상화폐 시장은 혼돈 그 자체이다. 게다가 정부에서는 가상화폐를 화폐 통화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제도적 장치 마련 또한 더디어지고 있기 때문에 사기 피해가 발생해도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없는 처지이다.
그렇기에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상화폐 과세 정책보다는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고 가상화폐 시장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우선시하는 것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드는 지금이다.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못 사" 코인폭락 부른 머스크의 변덕》-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1/05/463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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