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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비로운별 May 24. 2022

네 모습이 어떻든, 우린 너를 사랑해

영화 《원더》

※ 본 내용은 영화의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원더》 스틸컷


아이스크림 먹기, 자전거 타기, 마인크래프트 하기 등등, 대부분의 10살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주인공 어기 또한 이들을 좋아하는 10살 남자 아이다. 어기도 이렇게 보면 평범한 아이지만, 어기에게 평범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태어날 때부터 기형적이었던 어기의 '외모'였다.


이런 탓에 어기는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27번'에 달하는 많은 성형수술을 견뎌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어기의 외모는 평범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어기는 크리스마스보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는 '핼러윈'을 더 좋아했고, 평소에는 우주비행사 헬멧을 쓴 채 얼굴을 감추며 살았다.


이랬던 어기를 보며, 학교에 가면 외모로 인해 친구들로부터 상처를 받을까 걱정했던 부모는 가정학습으로 어기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덧 중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된 어기에게 더 이상의 가정학습은 한계였던 걸까. 부모뿐만 아니라 어기 또한 용기를 내서 헬멧을 벗고 학교에 입학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원더》 스틸컷


그렇게 우주비행사 헬멧을 벗고 '학교'라는 작은 사회로 발걸음을 뗀 어기. 이 발걸음은 어기 스스로에게도, 누나에게도, 부모에게도 큰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결국 부모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학교에 있던 친구들은 어기의 외모를 보고 신기해했고, 줄리안은 이를 넘어 어기에게 못된 짓을 일삼았다.


줄리안은 선생님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성격 좋은 아이로 평가받고 있는 일명 '엄친아'였지만 뒷모습은 전혀 달랐다. 어기를 보면 괴롭히기 바빴고,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기까지 했으며 친구인 잭 윌이 어기에게 다가가려 해도 막는 등 어기를 못살게 굴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원더》 스틸컷


하지만 줄리안과 반대로 어기가 학교에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들도 있었다. 어기를 만지면 병이 옮는다는 악의적 소문으로 밥을 혼자 먹는 어기였는데, 썸머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어기에게 먼저 다가갔다. 그리고 줄리안과 친구였던 잭 윌도 어기와 친하게 지내라는 엄마와 교장 선생님의 부탁을 받긴 했지만, 잭 윌 스스로 어기에게 점점 호감을 느끼고 마침내 친구가 됐다.


이렇게 어기가 마음을 열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시작할 무렵, 어기가 좋아하는 핼러윈이 찾아왔다. 어기는 평소와 다르게 신나는 발걸음으로 가면을 쓴 채 학교로 향했다. 평소엔 전염병이 있다고 만지는 것조차 꺼려하던 아이들이 오늘은 반갑게 인사해주자 어기는 위풍당당해졌다.


그러던 중 줄리안 무리와 같이 있던 잭 윌을 발견했는데, 어기는 잭 윌의 말을 듣자 신났던 발걸음을 멈췄다. 평소에 유일하게 친했던 잭 윌이, 착하고 고마운 친구였다고 생각했던 잭 윌이 어기의 험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어기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되고, 학교에 있었던 유일한 친한 친구를 잃게 됐다는 슬픔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과연 불쌍한 어기는 학교생활을 무사히 할 수 있을까?


출처 : 네이버 영화 《원더》 스틸컷


이 영화의 매력은 조금 특별한 어기가 순수하게 친구를 사귀면서 학교에서 적응하는 과정을 그렸다는 점에도 있지만, 어기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에피소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도 있었다.


어기가 학교에서 초반에 겪은 일들이 나중에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할 수 없기에 어기가 느낄 고통을 두고 감히 저울질할 수 없겠지만, 어기를 돌보는 가족들과 주변인들의 고통도 적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어기의 누나 비아는 어기가 조금 특별하게 태어나 부모의 관심이 어기에게 집중됐고, 이 때문에 비아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감정을 느끼면서 자랐다. 물론 비아가 나이에 비해 성숙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 크게 내색하진 않았지만, 비아도 아직 어른이 아닌 아이였고 부모의 관심이 고픈 딸이었다.


비아의 모습을 보며 삼 남매 중 첫째인 내 모습을 되돌아봤다. 내게 7살 터울 나는 여동생이 생겼고, 너무 귀여워서 많이 안아주고 놀아줬던 여동생. 비교적 어린 나이에 철이 들어버린 나지만, 부모님의 관심이 막내 여동생에게 집중되는 모습을 보고 내색 없이 홀로 서운함을 느꼈었다. 그래서 나는 어기보다는 비아에게 더 이목을 쏟았던 것 같고 더 공감했던 것 같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원더》 스틸컷


어기의 엄마 역할을 한 줄리아 로버츠의 연기도 압권이다. 아동 서적 삽화가 혹은 미술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과 논문 하나만 더 쓰면 받을 수 있는 석사 학위를 어기가 태어난 이후로 그만둔 어기 엄마. 이렇듯 육아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엄마라는 위대하고 고단한 직업을 잘 표현했다.


그리고 어기에게만 집중하고 비아가 소외감을 느끼자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소모가 많은 엄마의 삶을 보면서 괜스레 더 깊어 보이는 엄마의 주름을 헤아렸다.



서로 생각을 안다면 깨닫게 될 거다, 평범한 사람은 없다는 걸.
우린 평생에 한 번은 박수받을 자격이 있음을.



마지막에 어기가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장면에서 나오는 명대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흔히 별다른 특징이 없거나 보통인 사람에게 평범하다고 하는데, 이 평범하다는 것은 일종의 사람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원더》에서는 모든 사람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고 저마다 특별한 부분이 있거나 개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젠가 돋보이며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과 누나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기를 사랑하는 것처럼 우리도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을 전해준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며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있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까지. 이렇듯 영화 《원더》는 우리에게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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