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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트루 Apr 30. 2020

매일 글쓰기에 도전하다.  

6일간의 도전을 통한 작은 변화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6일째에 접어든다. 

처음에는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는 그 프로젝트가 내 안의 글감을 깨운 것 같다. 말 그대로 꼭꼭 담아 두었던 글감들이 우두둑  쏟아지는 느낌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어떤 얘기를 쓰면 좋을지 고민하기가 무섭게 타이핑을 치고 있는 내 모습이 참 낯설다. 보도자료나 제안서 등 늘 딱딱한 정제된 비즈니스 문서만 작성해 온 탓일까. 찬란하던 내 감성은 이미 세상에 치여 사라지고 딱딱하고 건조한 나만 남았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글이 써지는 걸 보면 정말 다행이다 싶다.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하니 육아와 동시에 멈췄던 우뇌가 슬슬 가동하기 시작했다

 

정말 신기한 건 내 얼굴의 변화다. 거무튀튀한 얼굴색이 화색이 돌고 환하게 바뀌었다. 열심히 우뇌를 자극하며 글을 썼기 때문이다. 그래, 난 늘 마감이 있는 삶이었다. 기획서를 쓰고 보고서를 쓰면서 포토 앵글을 구상하고 시간에 쫓기면서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마감만이 주는 쾌감을  다시 경험해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루에 글 하나를 써 내려가는 길, 글 주제를 정하고 어떤 내용을 담아 무슨 색을 입힐지 구상하고 그렇게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만들어내는 과정들이 그저 좋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떤 글을 쓰면 좋을지를 생각했다. 6일 전만 해도 내 24시간은 그렇게 특별할 것 없이 똑같은 사이클을 유지했는데 글을 쓰는 그 시간만큼은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 온전히 내 세계 안에 들어올 수 있어 정말 좋더라는. 

 

아기를 돌보느라 방치되어있던 내 영혼을 다시 가다듬고 안아주는 일이 바로 글쓰기라는 것을 깊이 깨닫는다. 그리고 틈틈이 다른 이들이 쓴 글을 보며 나 또한 웃음 짓고 눈물짓고 다양한 생각들로 두뇌에 충분한 자극을 주었다. 

 

이처럼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기 위해서는 세상을 향해 한걸음 딛는 도전이 꽤나 중요하다. 

오늘의 내 삶을 좀 더 특별하고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면 새로운 환경에 나 자신을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다양한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나와는 다른 삶의 방식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 

그것만큼 생기 돋는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오늘을 마지막으로 6일의 도전은 끝이 난다. 

어떤 날은 스르륵 쉬웠으나 어떤 날은 훌쩍 두 시간을 넘기면서도 끝을 맺지 못해 종종거렸다. 

어찌 됐든 나는 또 한 번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 

이 작은 성취를 밑바탕 삼아 다시 내 인생에 날개를 달아보려 한다. 


몇 년간 손을 아예 놓았던 바이올린도 악기사에 맡겨 수리하고 레슨을 받아볼까 한다. 미드 프렌즈를 보며 영어 받아쓰기 (딕테이션)도 시작해야지. 300명 이상의 수강생과 함께한 밀크티클래스도 다시 열어보는거야. 쉽지는 않겠지만 내 브런치를 구독해준 고마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글을 올려 볼 생각이다. 늙어가는 육체는 어쩔 수 없더라도 마인드 만큼은  녹슬지 않도록 반질반질 윤이 나게 닦아야지. 내 인생의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그 누구도 아니 이 세상 아무도 모르고 오직 신 만이 아시니. 

 

시간을 아무렇게나 흘려보내지 말 것. 매 순간을 생기 있게 그래서 후회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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