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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야 Dec 25. 2022

크리스마스가 싫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뭔가 좀 근사한 저녁을 먹어야 할 거 같다는 강박관념..그런 게 없으면 금방 우울해짐. 그런데 현실은 근사하지 않아. 늘 실망해..


이브랑 크리스마스 날은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4학년 딸이 오늘 한참 울었다. 다 울고 나서 달래주러 가니 또 울려고 한다. 왜 그러냐니까 자기가 울어서 크리스마스를 망친 거 같다고 한다. 여느 25일과 같은 날이라고 크리스마스라고 더 특별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해버렸다.


딸 친구는 산타한테도 선물을 받고 엄마테도 받고 아빠테도 받는다더니..자기는 산타한테만 받는 게 억울해했다. 커밍아웃을 해버리고 싶은 욕구를 꾹 참았다. 머리로는 산타가 없다는 것을 아는 거 같은데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 같다.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듯한.. 그래서 그냥 받아들일 때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을 거 같다고 생각한다. 저번에는 나한테 진지하게 정말 엄빠가 산타냐고 물어봤다. 친구들이 산타는 없다고 엄마아빠가 대신 선물 주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것도 울면서 물었다..그냥 그런 환상 같은 것들이 계속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받고 싶은 선물이 뭐냐고 물으면 초능력 연보라 색이 나는 아무거나 다이아몬드 같은 얘기를 한다.. 요즘 걸그룹 노래를 좋아해 아이브

.라고도 했다..


어제는 피자를 시켜먹었는데..나는 먹지 않았다. 남편과 작은 실갱이가 있었다. 입맛이 떨어졌다. 와인 한 병 안 사오냐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그래도 크리스마스인데.. 그게 뭔데.. 아무날도 아닌데.. 크리스마스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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