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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이 May 22. 2021

헤이즈 ‘헤픈 우연’ 뮤비 속 에드워드 호퍼 만나기

미술작품이 대중문화에 주는 영향력

최근 발매된 헤이즈의 ‘헤픈 우연’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문득 떠 오른 미술가가 있으니, 에드워드 호퍼다.



에드워드 호퍼는 미국의 대표 사실주의 화가로, 희미하게 음영이 그려진 평면적인 묘사법에 의한 고독한 분위기를 담은 건물이 서 있는 모습이나 사람의 자태는 지극히 미국적인 특색을 보였다. 대표작에 ‘윌리엄스버그 브리지로부터’, ‘밤의 사람들’이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미술대사전(인명편), 1998., 한국사전연구사 편집부)



특유의 현대적인 터치와 색감으로 데이비드 호크니와 더불어 현대 미술에서 특히나 감각적인 미술가로 손꼽혀 국내외 팬도 많다. 물론 나도 그렇고. 실제로 그의 작품은 광고와 뮤직비디오에서 오마주 될 정도로 많은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헤이즈 신곡 '헤픈 우연' 뮤직비디오

이번 헤이즈 신곡 '헤픈 우연' 뮤직비디오는 송중기 배우가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 소식을 듣고 플레이했다가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성과 감각적인 영상미에 더욱 마음을 빼앗겼다. 평소 에드워드 호퍼를 좋아하는 나는 결혼 웨딩 촬영 때 특유의 무드와 의상을 스튜디오 촬영 사진에 담으려고 애를 쓴 기억이 있다.



에드워드 호퍼 작품이 헤이즈 헤픈 우연 뮤직비디오에서 어떻게 오마주 되었는지 아래를 보면 알 수 있다.


(좌)에드워드 호퍼 ‘밤의 사람들’ / (우)헤이즈 ‘헤픈 우연’ MV 캡처



에드워드 호퍼의 '밤의 사람들'. 이 그림은 어두운 밤거리 한켠을 환히 비추는 카페의 조명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바깥 공간은 진초록과 진갈색으로, 실내 공간은 밝은 노랑, 밝은 초록으로 대비시켜 확연한 입체감과 공간감이 느껴진다.



실내에 모여 있는 세 사람과 홀로 앉아 있는 한 사람. 커플로 보이는 두 사람은 아마도 단골이지 싶다. 카페 주인에게 오늘의 메뉴라도 추천받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외롭고 고독해 보인다. 어떤 대화를 하고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찰나, 나도 카페의 문을 스르륵 밀고 들어가 “와인 한잔 주세요”하며 바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



(좌) 에드워드 호퍼 <Morning sun> / (우) 헤이즈 ‘헤픈 우연’ MV


(좌)에드워드 호퍼 <Rooms by the sea> / (우) 헤이즈 ‘헤픈 우연’ MV



에드워드 호퍼 속 등장인물은 오늘날의 우리들 모습과 비슷해서 더욱 정감이 간다. 어딘가 고독해 보이는 인간의 고뇌가 따스한 색감으로 감싸져 보는 이의 마음을 녹이며 위로로 다가온다.




그는 태양광을 가장 서정적으로 채색해 표현한 작가 중 한 명인데, 특히 벽에 드리우는 햇볕의 그림자가 일품이다. 북향인 집에 저 그림을 걸어 놓는 것만으로도 온기가 느껴질 것만 같다. 이 멋진 해 그림자는 그의 작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시그니처 같다. 그림만 봐도 '아! 이 작가구나'가 느껴지는... SM 유영진 프로듀서 곡에는 꼭 ‘아~~~~’ 하는 고음 파트가 등장하는 것 마냥.




신세계 SSG 광고 속 에드워드 호퍼

공유&공효진 배우가 등장한 신세계 SSG 광고도 에드워드 호퍼를 오마쥬한 이미지 컷이 많다. 특유의 정적이면서도 현대스러운 멋, 세련됨과 시크함이 공존하는 영상미가 눈을 사로잡는다. 태양이 빚어내는 명암은 물론 선명한 색감의 대비 또한 그렇다.


(좌) SSG 광고 / (우) 에드워드 호퍼의 '브라운 스톤의 햇빛'




광고 릴리즈 당시 개인적으로 너무 감명받은 나머지, 결혼 스튜디오 사진 촬영에 본 콘셉트를 담기에 이른다. 관련 이미지 컷과 원하는 느낌을 사전 미팅 때 스튜디오 실장님께 설명드렸고, 이렇게까지 준비를 많이 한 신부는 처음 본다며 놀라워하셨다.

철이 없었죠. 에드워드 호퍼가 좋아서 무작정 따라 했다는 것 자체가...




2018년 웨딩 스튜디오 촬영 착장 보라색 원피스에 보라색 넥타이 등 자잘하게 공을 많이 들였다 @수와선 스튜디오




에드워드 호퍼 말고도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와 같이 어딘가 세련되면서도 간결한 선이 돋보이는 그림의 작가들도 좋아한다. 바라볼수록 마음이 싱그러워지고 왠지 모르게 마음 한 켠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헤픈 우연’ 뮤직비디오 감독과 SSG 광고 감독도 에드워드 호퍼에 대한 애정으로 저러한 결과물을 만들었을 것이다.




 집으로 이사 가면 그의 작품을 하나 사서 걸어 놓고 싶다. 원품은 너무 고가일 테니 패브릭 포스터라도. 포스터를  때마다  글을 쓰며 즐거웠던 시간이 떠올라 마음이 흐뭇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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