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로써 읽는 고대인들의 문사철.
추석연휴와 오늘 아침에 《일리아스》(아카넷)를 읽다. 추석연휴 때는 트로이아 전쟁 때 트로이아군과 그리스 군 곧 아카이아 군이 전쟁을 벌여서 젋은 생명들이 죽어가고, 신들은 트로이아 파와 그리스 파로 나뉘어 자신들이 응원하는 군을 올륌포스에서 땅에 내려가 격려를 한다든지, 제우스가 자신의 아들이 전사하자 헤르메스 신을 보내어 시신을 거둠으로써 돕는다. 고대에는 여성들의 인권이 낮았음을 보이는 사건인데, 트로이아의 사제의 딸을 놓고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가 다툼을 벌여 전쟁에 심각한 해를 끼치자, 파트로클로스가 대신 나갔다가 전사하는 장면까지 읽었다. 연휴가 끝난 첫날에는 헥토르가 무장을 가져가버려서 벌거벗겨진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제우스의 배려로써 겨우 거두어 안치하고, 밤새 애곡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읽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가 전사하면 자신도 죽음을 알았지만, 복수심에 불타 전쟁에 나갈 마음을 다잡고 테티스와 그의 자매들에게 무구를 부탁한다. 금속노동을 하는 신인 헤파이스토스가 테티스 여신의 부탁을 받고, 갑옷과 투구를 만들었다. 헤파이스토스가 테티스의 부탁을 들은 이유는 악독한 헤라 여신이 장애가 있는 자신을 버린 반면에-고대의 장애인들의 인권이 낮았음을 보이는 장면이자, “이런 악독한 여신”이라는 욕이 나옴과 “신이 인간보다 못하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티스는 다른 여신과 함께 자신을 거두어 돌보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이해하는 여신과 결혼하여 단란하게 살던 헤파이스토스와 테티스 여신이 남편을 돌보신 분임을 기억하는 부인의 환대를 받은 테티스가 사정을 설명하고 갑옷과 투구를 부탁하자 황금으로써 갑옷과 투구를 만들었고, 테티스와 마찬가지로 아킬레우스의 죽음을 막지 못함을 한스러워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신들은 “죽음을 모르는 신들”일 뿐, 인간과 같은 감정과 유한함을 가진 존재였다. 여신이나 인간의 엄마나 자기 자식을 위하는 존재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참고로 《일리아스》를 번역하신 고전학자인 이준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교수가 하신 《신화의 세계》(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문화원) 강의에 의하면 헤파이스토스가 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가 있는 이유는 금속중독 때문에 지체장애가 있는 금속노동자들이 많았고, 헬렌켈러 서사처럼 장애인들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헤라의 장애인 혐오와 마찬가지로 장애당사자들에게는 “너는 왜 다른 장애인처럼 장애를 극복하지 못했어?”라는 정신 폭력이다. 사실 장애인들은 장애에 맞추어 살아가지, 장애를 극복하지 않는다. 테티스의 도움말대로 아킬레우스는 군 원로들과 함께 아가멤논과 화해를 위한 교섭에 들어간다.
교섭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들끼리 대화와 타협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24-9-20 오후 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