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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서 Dec 05. 2024

12월의 어느 날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왔다. 매주 한편씩 연재로 글을 쓰다 멈춘 게 시간이 꽤나 된다. 공개글은 없지만 노트에 끄적끄적 쓰고 있다. 물론 양적으로 부족하다. 브런치에 글을 쓴 게 1달도 더 지났다. 로그인 아이디를 쓰면서 잠시 망설였다. 지금 열지 않으면 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프리랜서라고 쓰고 전업주부라고 읽으면 딱 좋은 시절을 보내고 다시 워킹맘이 되었다. 그전에도 일하는 워킹맘이었지만 이제는 고정적으로 출근을 한다. 읽고 쓰기를 좋아하고 내가 공부한 것을 쓸 수 있는 곳으로 10월부터.


출근과 동시에 글을 내려 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일과 병행하며 글을 쓰고 sns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는 순간 많이 작아진다. 비교하지 않아야지 하는데 어렵다. 시간이 필요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시간사용에서는 자유롭고 여유롭던 내가 다시 시간의 일부를 고정적으로 소비하면서 루틴을 만들기까지.. 그 사이 타로상담 오프라인 행사, 어머니회 활동, 독서모임, 시험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은 10월과 11월이 가고 12월은 조금 조용하게 지날 것 같다.


이제 12월의 5일 차다. 출근을 하고 독서모임과 타로스터디정도. 연말이 가까워지면 간단한 모임정도. 이렇게 적고 보면 나는 어느 정도 바쁘게 산다. 12월은 지난 11월보다 출근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하루하루가 지루하지 않아 재미가 있기도 하지만 가끔은 조금은 심심한 하루를 생각해 본다.




이번 12월은 나와 우리 역사에 기록될 일이 생겼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령.

긴장된 시간을 지났다. 아직 계엄의 후처리가 진행 중이다. 그래도 대통령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보여주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에 더 충격을 받는다. 내가 살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대한민국인데 마음이 무겁다.


11월에 도서관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독서모임 책은 [소년이 온다]였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관심이 많았기에 선정했다. 모임 내내 분위기가 무거웠다. 책으로 간접 경험을 했기에 이번 비상계엄은 소름 끼치고 무섭다.


모두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과 유튜브로 개인 방송과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도 긴장감은 유지된다. 예전과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방송을 보던 그 순간 공수부대는 유리창을 깨고 국회로 진입했다. 정말 영화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다니 충격이었다. 새벽 2시 가까이 거실 소파에서 아들과 나는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같이 티비를 봤다.


사실 나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고 유튜브로 정치를 검색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온 신경이 그쪽으로 가는 나를 봤다. 나는 아니 우리 국민은 개돼지가 아니다. 국회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인에게 가야 한다고 선 듯 말하지 못하긴 했다. 짧은 계엄령이 해제되는 것을 보고는 안도감을 느낀 보통의 사람이다. 해제된 다음 날은 또 일상의 하루를 보냈다. 국회 앞에 모인 많은 사람들의 용기에 감사한 하루였다.



오랜만에 쓴 글이 살짝 민망하다.

일기장에 그저 남겨야 할 것 같지만 기록은 기억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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