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니줌 Jan 10. 2022

그대 떠나는 길에

#백만년쯤잠들었다깨고싶다

<그대 떠나는 길에>  




그대 떠나는 길에


슬픈 비는 내리지 않아 


질리게 환한 대낮


태양만 뜨겁게 타들어갈 뿐. 


하늘은 어제처럼 말이 없고


바람은 또 그렇게 입 다물어 


어쩌다 가끔 매미 소리 요란하면


빛바랜 엄마의 일기장 몰래 훔쳐보다


들킨 것처럼 콩닥대는 가슴 


창밖 스치는 풀섶이라도 잔을 삼아


술 한 잔 기울이고 싶어 


그대 떠나는 날에


설운 비는 내리지 않아 


무섭게 밝은 한낮


여름만 조용히 사그라들 뿐



#그대떠나는길에 #유니줌 #김봄 #백만년쯤잠들었다깨고싶다




작가의 이전글 아름다운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