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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유진 May 22. 2021

잭 스나이더가 구성한 노잼 부대- 아미 오브 더 데드

아미 오브 노잼


2004년 즈음, 영화 <새벽의 저주> 는 90년대까지 봤던 좀비물과는 다르게 영상미, 스토리, 좀비 표현 방식 등 모든게 놀라웠다. 이를 성공으로 감독 '잭 스나이더' 는 <300> <맨 오브 스틸> <배트맨 vs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등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을 내놓았고, 고유의 뽀얀 느낌의 영상미는 뭔가 고독한 느낌을 작품 전체에 뿌려주며 개성있다. 


그런 그가 17년만에 좀비 영화로 돌아왔고, 넷플릭스와의 협업으로 오리지널 시리즈가 되었다. 과연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 는 어땠을까.



STORY

좀비 하나가 라스베가스를 습격하여 좀비 지옥으로 만들어버린다. 정부는 이에 대응했지만 결국 거세지는 상황을 막으려 지역을 봉쇄한다. 한편, 이 곳에 거액이 묶여있는 사업가 '다나카' 는 이를 회수하기 위해 용병을 모집하고, 각자 주특기를 가진 이들이 모여 좀비 본거지로 잠입하기로 결정. 그런데 정부에서 발표한 핵 발사시간이 앞당겨지고, 이들은 더욱 다급하게 움직이게 되는데..



대체 어떤 장르로 봐야할까...

<새벽의 저주> 는 포스터도 그렇고 본편도 확실히 어둡고 절망적인 작품이었다. 그러나 <아미 오브 더 데드> 의 포스터가 처음 공개됐을 때,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매우 화사한 색감으로 이루어졌길래 좀비를 때려잡으며 통쾌하게 나아가는 액션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예고편이 나온 후 기대는 달라졌다. 어둡고 진중한 느낌이 가득했으며 포스터에서 받았던 쾌활함은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본편은 앞선 기대를 모두 짓밟아 버렸다. 이 작품은 액션 영화 / 좀비 영화 / 하이스트 영화 중 어떤 장르를 메인으로 내세워 소개하면 좋을까. 그 어느것에도 속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적절치 못한 조합인 것이다.


액션의 경우 예고편을 통해 등장하는 수 많은 좀비와 뛰어난 움직임에 거대한 블록 버스터를 기대한 이들이 있겠으나 그건 '오프닝 시퀀스' 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실제 좀비가 세상에 드러나는 도입부 전투와 오프닝이 가장 인상적이다. 특히 오프닝은 처절하게 좀비 지옥으로 변해가는 배경과 달리 라스베가스를 찬양하는 밝은 노래가 어우러지며 이 부조화에서 오는 쾌감이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오프닝이 지나고 난 후, 영화는 곧장 루즈한 전개로 이어진다. 임무를 위해 멤버를 모으는 하이스트 장르로써 우리가 기대하는 멤버들간의 마찰과 케미, 그리고 통수에 통수를 치는 오락/드라마 적인 요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다루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세세하게 다뤄지는 개인사는 너무 질질 끌려가며 이들의 활약을 모두 롱테이크샷으로 길게 끌다보니 힘들 뿐이다.



좀비 표현은 좋다. 그러나 이 작품에선 싸워야 할 상대가 좀비일 뿐 우리가 그간 봐온 액션 장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총으로 헤드샷을 날리는 일행의 액션과 좀비의 움직임은 오프닝에서 보여줬던 소개 시퀀스와 별개로 어떤 긴장감과 통쾌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 이 작품엔 긴장감이 없다. 그렇다고 돈을 찾아가는 일행의 통쾌한 활극도 없다. 이처럼 이야기를 이끌 중심 테마가 보이지 않기에 이도저도 아닌 밋밋한 기대작으로 남고 말았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도 없고.



인간과 좀비, 그 차이에 대하여...

잭 스나이더 감독이 배경을 라스베가스로 설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생 한방을 노리는 이들이 모여있는 라스베가스. 그 곳엔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있다.


일행이 모인 계기도 다양하다. 인생 대박치려는 이와 상황을 즐기는 이, 가족과 동료를 생각하는 사람 등. 이들이 모여 지옥이 된 라스베가스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를 보여주고팠기에 결정한 선택.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인간들은 서로 배신한다. 그리고 동료가 위기에 처하면 버리고 간다거나 결국 자신만 생각하여 죽음을 맞거 나 상대방을 위기에 처하게 만든다. 이처럼 이들의 동행은 대박이 될지, 지옥 급행열차가 될지 모르는 상황. 


그러나 좀비는 다르다. 그들은 살육은 일삼지만 파괴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같은 동족을 공격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동료가 위기에 처하거나 죽으면 모두가 달려들어 복수한다. 이러한 인간과 좀비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팠던건 아닐까라는건 나만의 생각이다.


그만큼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을지 모르기에 억지로 내가 끄집어낸 작품의 메시지 중 하나일 뿐이다. 확실히 이 작품에서 보여진 두 종족의 세계는 좀비 쪽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그만큼 기대가 컸던 작품. 그러나 기대에 비하여 너무 밋밋하면서 명확치 않은 색깔이었다. 오히려 포스터가 더 강렬하게 인상에 남을 뿐. 점점 맛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감독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음.. 커버를 못 치겠다. 


영화 <아미 오드 더 데드> 는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다. 2시간 20분 정도이기에 매우 길다. 그리고 루즈하다. 이 지옥에 뛰어들지는 여러분의 몫이다.


ARMY OF THE NO JAM (2.5점)

https://youtu.be/KGeVMCHyY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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