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와 마주할 인류의 운명은?
앞서 올린 <바닷속 딥러닝 어드벤처>에 이어 이번에도 챗GPT를 활용해 짤막한 연작 소설을 써보았습니다.
SF에서 흔한 설정인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과 인류의 전쟁'이 주된 배경입니다. 아예 영화 <터미네이터>를 오마주하여 설정을 상당히 차용했습니다. 대신 인공지능 분야의 여러 석학 분들과 저자 분들을 주인공으로 모셨습니다.
구성은 1편과 2편 + 프리퀄까지 해서 총 3부작입니다.
전체 글은 이번에도 한빛미디어 채널에 올렸습니다. 그쪽에서 감상 부탁드리고, 본 글에서는 이 시리즈를 어떻게 완성했는지를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시리즈에서는 각색을 엄청 하여 챗GPT의 초기 원고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챗GPT를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거나 더 자세히 풀었으면 하는 내용, 설정을 바꿨으면 하는 부분을 제가 직접 각색하기보다는 적절히 디렉팅하여 챗GPT가 새로 쓰게 했습니다.
초고를 쓰기 전 입력 데이터로는 참고한 도서들의 제목, 간단한 설명, 저자 정보 등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작중의 인용 문구나 주요 대사 중에는 책 소개글이나 홍보 문구에서 따온 게 많습니다. 챗GPT가 중요한 문구를 선택하고, 그 문구가 적절히 등장할 수 있게끔 시나리오를 구성해 주네요. 물론 거시적인 방향성은 제가 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1편은 '절망편'으로, 2편은 '희망편'으로 구상했습니다.
2편의 초고에서는 주인공이 여럿이었습니다. 이를 직접 각색해 보다가, 주인공을 한 명으로 줄이는 게 더 비장하고 몰입될 거 같아서 다시 요청했습니다. 결과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성된 글 전체를 챗GPT가 한 번에 쏟아낸 건 아닙니다. 특정 부분을 미세 디렉팅하여 그 부분만 교체하는 식으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또 저는 전체 맥락에서 넓게 살피며 일관되지 않은 부분을 그때그때 바로잡아 세계관에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각 편의 제목과 시리즈 제목도 모두 챗GPT와 상의하여 정했습니다.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정리된 다음, 전체 텍스트를 주로 제목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다음, 와닿는 표현들을 조합하고 다듬어 확정했습니다. 추천을 요청할 때 원하는 느낌을 알려주면 챗GPT가 그에 맞는 제목을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액션, SF, 판타지 같은 장르를 지정해 주면 훨씬 다양한 느낌의 후보를 추천해 줍니다.
포스터 역시 비슷하게 만들었습니다. 제목과 전체 텍스트를 주면서, 이를 영화 스토리라고 속이고(?) 포스터 제작을 부탁했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제법 그럴싸한 포스터를 만들어내는 프롬프트를 만들어냈죠. 텍스트와 달리 그림은 챗GPT가 미세 디렉팅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수정을 요구할수록 산으로 가기 때문에 단번에 멋진 결과를 뽑게 요청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