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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n 28. 2024

로드 트립으로 알래스카 여행하기

미국을 여행하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 배태호

 며칠 전 대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후배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시간을 내서 캠핑 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 후배가 그 말을 듣더니, 군 복무하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모든 텐트에서의 잠을 다 잤다고 하며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 후배의 말에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이 박장대소하며 좋아했지만, 나는 오히려 숙영 훈련이 좋았고 지금도 밖에서 자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후배의 말에 격렬한 공감을 느꼈지만, 캠핑을 갈 때면 본능적으로 텐트를 치고 있는 내 모습에 깜짝 놀랄 때가 많아 텐트에서의 하룻밤이 불편하지는 않다. 그때의 경험이 능숙하게 텐트를 치고, 비가 오면 배수로를 만들어 텐트 안으로 빗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은 군 생활의 노하우가 될 수도 있지만 생활의 달인이 되는 기초 지식이라고 생각하며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야생의 생존 본능이라 여긴다.



 로드 트립(Road Trip)은 직접 운전을 하며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기에 정말 고생스럽다. 스위스와 뉴질랜드에서 3,000km가 넘는 여정을 직접 운전해 본 경험은 로드 트립에 도전할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로드 트립은 운전만 잘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돈, 동반자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이 중 단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로드 트립은 정말 어려울 수도 있고, 위기의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로드 트립에 로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로드트립은 한 마디로 정리하면 ‘돈 주고 사서 하는 고생’이다. 편안하고 안락한 호텔이 아닌 좁고 추울 수도 있는 차나 텐트에서 자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등이 땅에 닿는 순간 잠들지만, 잠자리에 유독 예민한 아내가 로드 트립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로드 트립을 통해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기에 꼭 가족들과 함께 가고 싶다.


 나에게 있어 알래스카 로드 트립은 꿈이다. 언제까지 꿈만 꾸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준비하며 꿈에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갈 것이다. 호시노 미치오를 통해 알게 된 알래스카가 동경의 대상이 된 지금, 당장이라도 알래스카로 떠나고 싶지만 현실의 문제를 방치하고 동경의 대상만을 떠올리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꿈을 성취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준비하는 과정도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자 기쁨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에 용기만으로 갈 수는 없기에 익숙한 곳에서 로드 트립을 경험하려고 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홋카이도, 오키나와, 뉴질랜드 남섬인데 뉴질랜드 남섬은 마우이를 타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다니며, 뉴질랜드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싶다는 욕망은 처음 뉴질랜드를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며칠 전부터 아이가 덥다는 핑계로 옥탑에서 원터치 텐트를 치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아이가 잠자리가 불편할까 봐 로드 트립을 준비하는 나에게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이 조금씩 해결되고 있어서 정말 기쁘다. 이렇게 하나씩 준비하며 로드 트립을 꿈꾼다면 머지않아 곧 현실로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이란 브런치 매거진을 만든 이유 하나씩 여행 관련 글을 쓰면서 로드 트립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동경의 대상을 연구하고 공부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행위만으로도 이미 내 마음은 로드 트립의 순간을 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상의 경험이 여행 중 마주하게 될지도 모를 위급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가 되어 거친 알래스카 대자연을 여행하면서도 거대한 자연 속에서 티 나지 않게 자연의 한 구성원으로 현명한 태도를 유지하며 알래스카를 온전히 누리게 될 날을 상상한다. 어쩌면 나는 이미 알래스카에 도달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을 여행하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 / 배태호 / 이상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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