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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05. 2024

쉬어갈지언정 멈추지 않는다

2024년 5월 독서 결산

 호기롭게 시작한 2024년의 절반이 지났으며  무더운 여름의 고얀 성미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더 이상 미뤘다가는 포기할 것만 같아 용기를 내어 글을 쓰는 심정이 복잡하기만 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은 상심과 푸념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지난 과거를 되돌릴 수 없으며 결과의 책임은 나에게 있기에 그저 받아들이는 것만이 답이다.


 작년의 독서 습관을 토대로 3년 1,000권의 책 읽기를 도전하는 중에 만난 최악의 상황 이자, 어떤 변명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결과 앞에서 차일피일 미루다 6월 초에 작성해야 할 글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쓰는 이유는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다시 시작할 힘과 앞으로 해야 할 행동을 점검하기 위함이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돌이켜 생각하면 5월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월초에는 홋카이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고, 여행의 기록을 글감 삼아 여행 에세이를 쓰는 연습도 했으며 원시인의 삶을 따라 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 이만 보를 걸었기 위해 아침, 저녁으로 맨발 걷기를 했었다. 지난 4월의 결산을 작성한 글을 보며 점점 약해지는 루틴의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움을 추구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매일의 글쓰기만은 놓지 않았고 책 읽기도 포기하지 않았지만 기록하지 않아 그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 보니 '책다방'이란 온라인 책 읽기 모임을 시작하면서 김지원 작가님의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란 책을 매일 읽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었다. 다만 내가 사용하는 '리더스'라는 앱에는 재독 한 책을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은 없어서 흔적을 남기지 못했을 뿐이다.


 '리더스'라는 앱에 흔적이 남지 않았을 뿐, 재독의 묘미를 발견하여 매일 같은 책을 들고 다니며 하루에 한 번씩 읽는 진귀한 체험을 한 5월이었다.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오티움>이란 책도 재독 하면서 초독과 재독을 비교하며, 초독한 후 쓴 글과 재독한 후 쓴 글을 비교하는 재미도 누릴 수 있었다. 하루하루 진행되는 <3년 1,000권의 책 읽기>라는 두 번째 프로젝트가 점점 목표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면서 안일한 마음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세 번째 프로젝트가 떠올랐고,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 12권을 선정해서 한 달에 한 권만 집중적으로 읽고자 하는 도전을 기획하는 중이다. 어떤 책을 고를지 아직 고민 중이지만 한 달에 한 권을 매일 읽는다면 정말 작가의 생각과 문장을 모조리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직 두 번째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슨 배짱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5월의 실패는 실패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새로운 도전의 희망을 발견한 시기이다.



14권 책 읽기(누적 524권), 14개의 글쓰기


 이전의 흔적과 달리 초라한 성적표이지만 여행 에세이를 쓰는 도전, 재독에 대한 의미 발견은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았다. 의미 없이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매일의 흔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무엇인가를 하려고 노력했며 포기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이전의 나였다면 이런 결과를 마주했을 때 일말의 고민도 없이 그만두었던 것을 생각하면 쉬어갈지언정, 멈추지 않았음에 만족한다.


 다만 2024년 5월을 절대 잊지 말고, 매일의 책 읽기와 글쓰기 흔적을 남기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이 행위가 나를 살아 있으며 생각하는 존재라는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면 길이 보인다.


#독서결산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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