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군 Jul 04. 2024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 1부

올드보이의 귀환

  매일 새로운 것들이 쏟아지는 시간 속에 살고 있는 내게는 가끔 과거의 것들이 그리워지는 날들이 자주 찾아온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나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상기하다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래서 가끔은 돌아왔다는 단어가 반가운 감정을 전달해 주는 것 같다. 나는 현재의 시간 속에서 트렌드에 맞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과거의 영광을 간직했던 올드보이들의 귀환을 마주하면 흥미로움이 든다.


  다시 돌아와 나의 시간에 침투한 그들을 바라보면 왠지 마음 한편이 설레면서 짠해진다. 영광의 순간을 기억하기에 너무나 반갑고 그러기에 세월의 흐름을 피하지 못한 모습에 슬픔의 감정이 든다. 그럼에도 올드보이들의 복귀가 주는 추억보정은 꽤나 크다. 그리고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그네들은 항상 기대이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도 나는 지나간 것들에 추억을 구현시켜 줄 이들에 주목하여 본다.


 


 마이애미 강력반의 환장의 콤비인 마이크와 마커스는 삶에서 변곡점에 놓인다. 바로 마이크가 물리치료사인 크리스틴과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철없이 사는 그가 가정을 이룬다니 마커스는 감개무량한 마음이 든다. 그는 구구절절 준비한 축사를 피로연에서 연설을 한다. 그런데 갑자기 어질 어질 거리면서 쓰러지고 심장마비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다. 마커스는 사후세계의 문턱에서 그의 전 상사였던 하워드 반장을 만나게 된다.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라면서 돌아가라는 말과 함께 의식을 차리며 깨어난다.


  찰나의 순간이었던 것 같았는데 이미 마커스가 혼수상태로 있었던 시간은 몇 주가 흘렀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그는 삶에 대한 소중함과 생각이 확연히 달라진다. 한편 이전 편에서 마이크의 사생아였던 아르만도로 인해 죽은 하워드 반장이 마약카르텔의 음해로 부패경찰로 몰리게 된다. 마이애미 강력반의 환장의 콤비는 절대 아니다라며 이것은 무언가 조작된 것이라 주장하지만 FBI 수사팀이 꾸려지며 상황은 더 악화된다.



  마이크와 마커스는 새로운 반장인 리타의 도움으로 하워드반장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수사에 들어간다. 조사 과정에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바로 하워드반장의 영상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그가 준비한 마약카르텔의 첩자의 존재에 대한 단서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마이애미 경찰 및 FBI의 범죄조직의 스파이가 있고 그들이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이다.


 결백을 증명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상황인데 뜻하지 못한 곳에서 길이 보인다. 바로 마이크의 아들 아르만도가 이 마약 카르텔의 인원들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범죄조직도 이를 아는지 그를 암살하고자 시도를 하지만 무산된다. 결국 다른 교도소로 이송되며 마이크에게 도움을 주는 선택을 한다. 어색하고 서먹하지만 부자가 처음으로 한뜻으로 움직이게 된다.


 비행기로 이송과정에서 마이애미 듀오도 함께한다. 그런데 잠입해 있던 카르텔의 멤버들이 공격을 받고 설상가상 아르만도, 마이크, 마커스는  탈주범과 탈주를 도운 공범으로 수배가 된다. 마이애미 듀오는 범죄집단과 FBI에게 동시에 추격을 받게 된다. 아슬아슬하게 도망치면서 아르만도와 마이크 간의 부자 관계의 묘한 정이 쌓이게 되고 끈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들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데 마약카르텔의 첩자에 대한 진실에도 가까워지게 된다. 바로 자신들의 인근에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하면 악의 무리에 복수를 하고자 나쁜 녀석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시리즈를 재미나게 보았다. 시원시원한 액션과 찰진 마이애드 콤비의 드립은 웃음을 유발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유쾌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오랜만에 후속 편이 나온다는 것에 기대가 많이 되었다. 관람을 마치고 극장을 나오면서 역시 올드보이의 귀환은 실망을 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시리즈 내 특유의 매력을 잃지 않고 보여주고 더불어 액션은 촬영방식의 발달로 더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그동안 나쁜 녀석들을 시리즈가 재미있게 보았던 데에는 빠른 전개 속도와 군더더기 없는 액션이라는 점이 한몫을 하였다. 하지만 전작인 3편인 포에버의 경우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 그동안 이 막돼먹은 콤비가 펼치는 환장 액션의 재미에 추점을 맞추어 영화가 진행되었었다. 하지만 3편은 이전보다는 캐릭터의 서사에 집중을 하여 1,2편과의 결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하워드반장의 죽음 그리고 그동안 마이크의 과거사와 자아성찰을 하는 등의 이야기들이 그러한 부분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차이가 있다고 해서 3편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인물에 대한 짠한 서사나 감정에 포커스를 잡는 것들이 한편으로 또 다른 흥미로움이었다. 다만 이 시리즈가 시작점에서 보여준 시원하고 재기 발랄한 재미는 조금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이번 4편인 라이드 오어 다이는 완전히 처음으로 회귀하였다. 여전히 스키틀즈에 환장하고 나사가 빠진 것 같은 마커스와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같은 성격을 주체 못 하는 마이크 이 두 콤비가 펼치는 합은 화끈하고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적당한 반전으로 스토리를 쏴아 버리는 모습도 4편의 매력 포인트로 느껴졌다. 요즘은 워낙 비비 꼬아 오히려 그것을 쫓아가는 관객이 지쳐 몰입에 방해가 되는 상황도 있는데 이 영화는 딱 적당한 수준이었다. 더불어 액션은 드론샷과 스노리캠이 보느이들에게 다이내믹한 쾌감을 준다. 그리고 흥미로운 포인트로 등장하는 서브 캐릭터들의 액션들도 꽤나 재미있는 요소로 느껴졌다.


 나쁜 녀석들이 지속적으로 시리즈로 만들어진 동력에는 거침없는 드립도 한몫을 했다. 이번 편은 시작부터 그 매력포인트를 마구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돌아온 마커스의 모습은 웃음을 쉴 새 없이 터뜨리게 만든다. 병원 옥상씬에서는 극장에서 절로 웃음의 탄성이 동시에 나오기도 하였다. 대체적으로 나는 이 올드보이들의 귀환이 너무나 즐겁고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아쉬움이 드는 포인트들도 존재하였다. 전작 3편에서 무시 무시한 액션을 보여준 아르만도는 단순히 주인공 콤비의 곁가지로 너프가 된 느낌이어서 존재감이 떨어졌다. 그리고 가장 호불호가 갈릴부분으로 정신없는 전개였는데 이게 전작에 비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를 안 좋게 보는 관객들에게 산만하게 느껴질 수 도 있었다. 여러 아쉬움이 있지만 가감을 하더라도 내게 이 영화는 플러스로 볼만한 영화였다. 여름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줄 팝콘무비로 이만한 작품은 보기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원더랜드 3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