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의일원이되다.
‘해방’이라는 말이 좋다.
자유롭고, 어딘가 아름답게 들린다.
오랫동안 챗바퀴를 달리던 다람쥐처럼 살다가,
나만의 공간을 잃어버린 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그동안 방황도 했고, 나름의 노력을 해보기도 했다.
다시 나의 챗바퀴를 찾으려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뭔가 예전 같지 않았다.
애써 움직여도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다시 거리로 나왔다.
머물렀던 그곳은 더 이상 ‘내 집’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정도, 안정도 더 이상 마음에 닿지 않았다.
잊지 못하는 과거의 포근함은 오히려 나를 붙잡는 족쇄가 됐다.
이제는 내가 무언가를 채울 능력조차 없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달리고 싶었다.
존재의 가치를 내 손으로 만들고 싶었다.
물론 현실적인 삶의 무게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내가 선택한 것은 배달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배달의 민족”이라 말한다.
그만큼 이 일은 우리 삶에 깊이 닿아 있다.
어제의 순간도, 오늘의 찰나도 이 일 안에 포함된다.
운전이라곤 해본 적 없던 내가,
거침없이 거리로 나선다는 것이 두려웠다.
기다림도 배려도 없는 클락션의 세계는
내가 어울릴 수 있는 곳이 아닐 거라 생각했다.
오랜 고민 끝에,
이 해방의 순간을 이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기자전거를 구매했다.
선구자들의 유튜브 영상은 낯선 출발에 큰 도움이 됐다.
두근거림을 안고 거리로 나섰다.
어플을 켜고 얼마 지나지 않아
힘차게 울리는 첫 배차 콜의 알림.
나의 해방의 일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건 단지 일을 시작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유를 갈망하며, 과거를 한 겹씩 벗겨내기 위한
내 삶의 첫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