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에서 눈물이 난 이유
코로나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요즘이라 친척들만 모시고 진행한 돌잔치. 돌잔치는 준비도 진행도 힘들었다. 아 이래서 '돌준맘'이라는 용어가 생겼구나 싶었다. 그래도 생일당일에 진행한 아들의 첫 생일 파티는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 친척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드리기 위해 셀프로 성장동영상도, 남편의 퀴즈이벤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때즘. 남편이 내게 '엄마의 한마디'를 요청했다.
그순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1년에 한두 번 울까 말까 하는 난데,, 엄마랑 눈이 마주치자 마자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린듯했다. 아,, 오늘은 사랑하는 아들의 첫 생일이기도 하지만 나의 첫 출산 기념일이도 했다. 작년 이날 절정이었던 단풍에 감탄하며 갔던 정기검진 날, 갑작스럽게 유도 분만을 했고 실패 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차갑고 무서웠던 수술대에 올랐었다.
수술 중간 아기가 탯줄을 두 번이나 감고 있었다는 의료진 이야기에 철렁. 수축이 심해 아기가 잘 안 꺼내진다는 말에 또 철렁. 배 가른 상태로 들은 말들에 너무 무서웠던 그 순간 그래도 건강하게 울어준 아들을 보고 안도와 기쁨의 눈물을 흘렸는데 1년 후 아들의 돌 상 앞에서 또 눈물바람.
엄마에게 고마웠고 내가, 우리 가족이 기특했다. 지금보다 더 열악했을 환경에서 나를 키워준 엄마 체력 약한 와이프, 활발한 아들에게 늘 다정한 육아 동지 남편 건강하게 잘 자라준 아들 그리고 , 1년 동안 너무 달라진 환경에서 아기 잘키운 나 자신
돌잔치 몇주 전, 아기 첫 생일이 다가오니 조금은 쌀쌀하지만 알록달록한 계절이 느껴지면서 만삭의 몸으로 하루하루 긴장했던 날들 병원에서 너무 아팠지만 남편과 재미있게 지냈던 추억 산후조리원에서의 따뜻한 기억들이 많이 났었다.
두 돌이 되고 세 돌이 되면 작년 이 기억은 올해보다 흐려지겠지만 아기와 함께하는 새로운 추억들이 그 자리를 채워주겠지. 내게 남은 수많은 육아의 시간들
행복한 추억으로 가득하길,
예비맘에서 진짜 엄마로 돌준맘에서 돌끝맘으로
이제 또 다른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