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다니는 아기들 보통이 그렇듯 3주 약 먹고 1주 쉬고 또 약 먹고 쉬고의 반복. 18개월에 진입한 우리 아기는 6개월~24개월 제일 많이 아프다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 두 돌전까지 많은 감기 바이러스를 한 번씩 다 걸려봐야 면역이 생겨 두 돌 이후 길게는 만 4세까진 소아과를 놀이터 가듯 하원 후 코스처럼 다녀야 하는 것.
어떤 글에서 "이번 감기 부디 입원 없이 지나가자"라는 멘트를 보고 너무 공감했는데 그분 말씀처럼 소아과에 가서 진료를 보고 항생제를 먹는 것에 대한 부모의 정신 내성은 어느 정도 생겼다. (정신적인 내성은 소아과를 자주 가야 하는 안쓰러운 마음, 항생제를 후식처럼 먹여야 하는 안쓰러운 마음들) 입원을 하거나 수액을 맞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진 안 가길 바라게 되는 게 일찍부터 어린이집을 보내야 하는 맞벌이 부모의 현실.
약 휴식기를 가지고 4월 중순 아기가 또 코가 줄줄. 자주 가던 소아과 예약을 위해 퇴근과 동시에 워킹맘에겐 없어선 안되는 필수 앱! 병원 예약 앱 똑닥을 켰다. "마감이라니?" 내가 사는 동탄 그 중에서도 신도시 2동탄은 아기도 많은 만큼 소아과도 많은편인데 자주가던 소아과 예약 자체가 마감된 것. 집근처에 퇴근후 갈수 있는 소아과가 없는현실. 다행히? 그날의 아기 증상이 경미해 내일로 소아과 방문은 미뤘지만 현실에 씁쓸함은 감출 수 가 없었다.
평일에 아기를 봐주시는 친정부모님이 오픈런으로 아기 진료를 봐주시면 다른 한턴은 주말에 부부가 아기를 데리고 가는데 내가 다니는 소아과는 9시 현장 접수, 9시 20분이 똑닥 접수 시작이라. 9시 20분 알람을 맞추고 차분한 광클로 예약에 성공했다.
9시 21분 접수 성공 : 대기 38명
9시 22분 : 대기 65명
9시 29분 : 대기 83명
9시 40분 : 대기 90명
토요일 접수 마감
알람을 맞춰두고 성공한 덕에? 예약된 시간에 맞춰 진료를 볼 수 있었던 토요일. 다행히 똑닥으로 예약이 되는 소아과라 방문한 병원은 한산했고 대기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똑닥 어플 만세! 아기 5개월부터 쭉 다녔던 소아과라 간호사 선생님들도 안면이 있어 요즘 너무 예약이 힘들다며 여쭤보니 평일은 8시 진료 마감인데 오후 3시 30분 정도면 진료 예약이 마감되고 주말엔 10시 전 100% 마감이 되는 요즘이라고. 9시 20분 알람이 울리던 시기에 아기가 응가를 했으면 자칫 토요일 병원을 또 못갈뻔했다. 느즈막한 오후 시간 갑자기 아기가 열이 심하게 나면? 그시간 또한 편하게 갈 소아과는 없다.
대안 없는 소아과 오픈런 현실
최근 마스크를 벗기 시작함과 동시에 환절기가 맞물리며 아픈 아픈 아기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집 근처 편하게 갈 수 있는 1차 병원 소아과 예약이 이렇게 힘들어서야. 티켓 발권하는 게 쉬울 정도다. 공연 티켓은 실패해도 다음을 기약하거나 미디어로 볼 수 있는 대안이나 있지 아기가 아픈 것엔 진료와 약 처방 외 대안이 없다. 똑닥으로 예약을 할 수 있는 소아과가 집 근처에 있는 게 감사할 정도다. 아픈 아기를 데리고 1시간 넘게 현장 대기를 몇 번 해봤는데 진료받기 전부터 부모도 아기도 체력 소진.
정부 차원에 대안이 서둘러 마련되길
출처 : MBC 피디수첩 홈페이지
남편과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게 한 PD수첩 '골든타임 위기의 소아청소년과'편. 처음부터 끝까지 다큐를 본 건 오랜만이었는데 다큐를 보니 그나마 집 근처에 소아과와 입원이 가능한 아동 병원이 있는 내가 너무 편안한 육아를 하고 있구나 느껴질 정도로 문제는 심각했다. 방송을 끝까지 시청해보니 소아과 전공의 지원자 대폭 하락 > 출산율 하락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정책이 마련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