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를 분석해보았습니다.
2015년 6월, 카카오의 블로그 서비스 "브런치(brunch)"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새로운 블로그 형식을 가진 브런치가 사랑받는 이유를 네이버 블로그와 비교해 알아보겠습니다.
CMS란 Content Management System의 약자로 콘텐츠를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흔히 CMS를 블로그라고 생각하는데, 글을 쉽게 쓰고 관리에 용이한 블로그들이 나와있으며 많은 사용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 사이트는 대표적으로 워드프레스, 미디엄, 네이버 블로그가 있습니다.
사실 브런치가 세상에 나오기 전,
대부분의 서비스는 "오픈형 CMS"을 채택했습니다. 즉, 검증받지 않아도 모든 사용자가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블로그의 특성상 "컨텐츠 발행 수"는 굉장히 유의미한 지표이기 때문에 오픈형 CMS형식을 취했는데, 브런치는 이와 다른 "폐쇄형 CMS"방식을 사용합니다. 즉, 작가를 선별해서 일부 사용자만 글을 작성할 수 있게 합니다. 과연 브런치는 왜 이러한 방식을 채택했을까요?
바로 정보의 질에 문제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네이버 블로그만 보더라도 무분별한 정보들과 광고성 컨텐츠들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맛집, 후기 등을 검색하더라고 막상 들어가 보면 광고를 하거나 협찬을 받은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원하는 정보를 찾고 싶어 검색을 하지만, 막상 기업 혹은 기관에서 홍보하는 글들이 많이 노출됩니다.
"발표 잘하는 법"을 검색했지만 막상 검색된 컨텐츠는 "OOO 학원 홍보"였으며 홍보성 글이 아니더라도 막상 들어가면 부정확한 글들이었습니다.
즉, 모든 사용자가 작성할 수 있기에, 많은 글들이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글들은 광고성 컨텐츠, 무분별한 정보, 의미 없는 정보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단점을 내포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막는 방법 중 하나로,
브런치는 "작가 신청"을 받아 엄선된 사용자만이 글을 발행할 수 있게 합니다.
어떤 글을 작성할 예정인지, 기존에 어떤 블로그를 운영했는지 등 생각보다 까다로운 절차로 작가 신청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작가 신청에 여러 번 떨어지는 경우가 생길 정도로 엄선된 작가들을 선정합니다. 이러한 브런치의 폐쇄형 CMS 전략으로, 카카오는 양으로 승부하던 기존 블로그와는 다르게 정보의 질을 잡았습니다.
정보의 질뿐만 아니라 브런치는 "감성"을 통해 독자와 작가를 끌어드립니다.
복잡하고 무분별한 정보들이 노출되는 기존 블로그 사이트와는 다르게 브런치는 단조로운 디자인과 깔끔한 UX, 모바일 환경 호환, 정돈된 카피라이팅 등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을 제공합니다.
네이버 블로그와 비교를 해봐도 훨씬 깔끔하고 단조로운 디자인을 가져갑니다.
불필요한 베너 및 광고, 버튼 등을 제외하고 "컨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화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션별로 기능을 다르게 구성하여 사용자 친화적 UX를 가집니다.
화면의 구성뿐만 아니라 에디팅 기능도 차별화를 둡니다.
많은 블로그들이 다양한 에디팅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HTML을 직접 만질 수 있어 블로그 주인의 취향에 따라 전혀 다른 블로그 화면이 나올 수 있습니다. 브런치를 소유한 카카오가 가진 다른 블로그 사이트, 티스토리도 HTML을 통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컨텐츠를 작성하는 곳 역시 마크다운 사용이 가능하며 HTML을 수정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브런치는 에디팅에서 폐쇄적인 전략을 가집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글자 크기, 글꼴 수정 등을 제외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커스텀이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점들에서 겪는 일부 불편한 점도 존재하지만,
오히려 작가가 글을 쓰는데 집중할 수 있으며 브런치의 통일성 있는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준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 있습니다.
이렇듯 브런치는 기존 서비스들과 다른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아티클로 펼친 아티클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을 수 있으며 내가 쓴 글로 나만의 고유한 '원작'을 만들어 가며 새롭고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패키팅 툴을 통해 내가 작성한 글들을 묶어 하나의 작품으로 묶을 수 있으며 글의 순서 재배열, 목차 구성 등 짜임새 있는 구성을 만들 수 있으며 작품의 표지 또한 만들 수 있습니다.
브런치북 역시 작품을 꾸미는 거에는 폐쇄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디터 기능처럼 작가가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커스텀에 지원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깔끔한 레이어 구성과 디자인으로 오히려 작가가 "겉보이는 꾸밈"이 아닌 컨텐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여 정보의 질과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작가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단조로운 화면으로 읽기 편한 화면을 제공하며 러닝 타임을 제공합니다. 또한 웹 / 모바일 환경의 구분 없이 어디서든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온 글은 최근 브런치가 진행하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출판 기회부터 마케팅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내가 작성한 글이 작품이 되고, 실제 시장에 출시까지 이루어지는 이러한 과정을 브런치에서 제공함으로써 브런치의 슬로건,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에 맞는 가치를 제공합니다.
브런치는 기존 블로그에서 벗어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오픈형 CMS가 아닌 폐쇄형 CMS로 엄선된 작가만이 글을 작성해 정보의 질을 높이며,
사용자의 감성을 사로잡는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 친화적 경험을 제공하며,
나아가 글이 작품이 되는 브런치의 슬로건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담는 것이 아닌,
나만의 글을 담는 공간, 브런치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