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h Pit - Being So Normal, 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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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my's Party'라는 곡이 유튜브 채널에서 화제를 모았다. 인디 씬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인디밴드 '피치 핏'의 데뷔 앨범, <Being So Normal>에 수록된 곡이다. 이들은 보컬+투기타+베이스+드럼 구성의 4인조 그룹으로, 청춘의 불안을 가사에 담는다고 한다.
총 9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Being So Normal>. 의역하면 보통의 존재가 되어간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크게 두 가지가 떠올랐는데, 하나는 특별했던 너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백지의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을 노래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다른 하나는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의 주인공 '선영'의 대사였다. "나는 그냥 사랑에 환상 같은 게 없어요. 그놈이 그놈이다, 뭐 그런 거 있잖아."
하지만 막상 인터뷰를 찾아보니 거창한 의미는 없고, 밴드 경연대회에서 특색이 없다는 평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너무 평범한 밴드라서 앨범 제목도 평범하게 정한 것이다. (귀엽다)
필청 곡으로 추천하는 트랙은 타이틀인 'Drop the Guillotine'이다. 기타리스트인 네일은 "고등학교 시절, 나보다 훨씬 잘 생긴 절친이 내가 깨질 때마다 여자를 낚아채는 짓을 정말 잘했죠."라고 이 곡의 탄생 비화를 밝힌 바 있다. 시작과 동시에 울리는 파워풀한 드럼과 클린한 기타톤이 매력적이다. 이미 마음이 떠버린 당신에게 더 이상 변명도, 설명도 듣고 싶지 않으니 깔끔하게 떠나 달라고 부탁한다. 이별 직전의 배려는 단두대(Guillotine)에 올라 죽음을 기다리는 죄수를 희망고문하는 것과 다름없다.
두 번째로 'Being so Normal'은 앨범의 전반적인 정서를 잘 보여주는 곡이다. 거울을 보며 독백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2분 무렵 등장하는 그런지한 기타 솔로와 묵직한 베이스 소리에 주목해서 들어보자. 애써 잊어보려고 노력하지만 그날의 파편들은 영화 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가사에는 '머리를 기룬 나, 새로운 타투가 생긴 너'라고 언급되어 있는데, 실제로 앨범 커버를 보면 좌측에 서서 손을 잡고 있는 사람의 팔뚝 하박에 타투가 있다!
‘Alrighty Aphrodite’는 피치핏의 다채로운 곡 전개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준다. 앨범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듣다 보면 전반적으로 사용하는 기타 톤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기승전결은 확실하다. 벌스 부분의 잔잔한 멜로디, 적절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오는 파워 코드와 질주감 있는 기타 솔로 등 다채로운 주법이 맺고 끊음을 확실히 하기 때문. 겉모습이 아름다울지는 몰라도 온전히 마음 줄 줄 모르는 당신을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며 비꼬는 내용의 노래이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인 ‘Tommy’s Party’. 사실 이 노래를 친구에게 추천받아 앨범 전곡을 들어보게 되었다. 애인이 생겨버려 소원해진 친구를 보고 짓는 씁쓸한 미소를 표현한 곡이다. 앞서 소개한 곡들과 달리 잔잔한 분위기이다. 그만큼 보컬이 돋보이니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파티가 끝난 후 커다란 공간에 맴도는 정적을 연상시킨다. (유튜브에 한국어로 가사를 번역한 영상이 있다.)
요 며칠 정신없는 바람에 글을 써두기만 하고 퇴고를 못해서 2주 정도 지난 글이다. 계속 수정해야지 생각만 하다 지금에야 업로드한다. 발행하기 전까지 곡에 익숙해지려고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는데, 수십 번 반복해 들어도 질리지 않는 앨범이었다는 점이 특별했다!
-Edit. 서행
###유사곡 추천
Mellow Fellow - New Year's Eve
Cigarettes After Sex - Sweet
백예린 - Our Love Is Great
###라이브 영상
(at concert) https://www.youtube.com/watch?v=n8uiC9Vmg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