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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수지 Apr 08. 2022

그냥 삶

just life



 1. 죽겠다 못살겠다 하는데도 어찌어찌 살아가고 있다. 즐겁거나 행복한 슬프고 화나는 일 하나 없이 일직선인 삶이 지겨워 눈물이 날 때도 있지만 여전히 밥시간만 되면 배가 고프고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찌뿌둥하다. 별 거 없는 하루. 찾아 헤맨  별 거는 그림에만 있고 그림은 자꾸 나를 시험한다.


2. 환기를 위해 밤에 창문을 열어놓고서 닫는 걸 깜빡 잊을 때가 있을 정도로 날이 따뜻해졌다. 사람들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소리나 강아지가 짖는 소리 멀리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면 지금 내가 있는 곳에 대한 생각을 한다. 영원할 것 같은 날들은 사실 아주 찰나의 순간. 분명한 끝의 존재는 나를 각성시킨다. 두려움으로 때로는 설렘으로.


3. 좋은 그림이란 무엇인가? - 거짓이 하나도 없는, 확고한 세계, 작가와 그림의 유사성, 설득력, 수요가 많은, 주제와 표현 방법의 결이 비슷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단단한••• -

수많은 실패로 얼룩진 내 그림을 본다. 그 실패는 나만 볼 수 있어서 나는 그림 앞에서 자주 부끄러워진다. 점점 작아지고 작아져 점이 되어버리면 다시 어딘가로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아직은 볼 수 없는 모양을 상상해본다. 나는 알맞게 이어지고 있는가. 여전히 점이 되는 걸 두려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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