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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 Oct 08. 2020

1.
인도는 왜 잠자던 코끼리일까?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인도

'잠들었던 코끼리가 깨어나 세계 경쟁에 뛰어들었다


2018년 8월 15일(인도의 독립기념일), 인도의 모디 총리는 연설에서 “오늘날 세계는 잠들었던 코끼리(인도)가 깨어나 걸어 다니며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말한다”며 “인도는 이제 개혁, 실행, 변화의 땅이 됐다”라고 선언했다. 인도를 코끼리에 비유한 것은 알겠지만, 왜 인도의 총리는 자국을 '잠들었었다'라고 표현했을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 



잠자던 코끼리, 인도 


우리는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을까?

카레, 타지마할, 발리우드 영화. 혹은 간디?


우리에겐 그저 매우 이국적인 문화를 가진 미지의 먼 나라 정도로 생각되는 인도는 알고 보면 그 뿌리가 인류 문명의 시초인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에서 시작될 만큼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민족)이다. 지금은 엄청나게 가난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서 사는 나라. 정도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인도는 고대-중세 시대엔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자랑했던 세계의 패권국이기도 했다. 


시대 별세계 GDP에서 주요 경제 주체들이 차지하는 비율 - Angus Maddison 


하지만 근대에 접어들면서 막강해진 서구 열강의 힘 앞에 인도는 무참히 짓밟혔고, 1858년 8월 2일부터 1947년 8월 15일까지 대영제국의 식민지배 하에 놓이며 역사적, 경제적인 과거의 영광을 모두 잃고 만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독립한 지 70년이 넘은 인도의 현재의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인도는 몇 년 전 100년간 식민지배당했던 영국의 GDP를 뛰어넘었고, 인구(Population) 수 13억 6600만 명으로 세계 2위, 2030년엔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내다볼 정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혹자는 여러 가지 정치, 경제, 군사, 종교적 상황들이 어우러져 인도가 중국만큼 더 빠르게 성장하지 못한 점을 지적할 수 있으나, 일부 학자들은 인도의 인구가 곧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며, 경제 규모 또한 인도의 성장세가 더 두드러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기도 하다. 


수백 년간 잠자던 코끼리가 드디어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나라, 인도


인도 인구는 중국에 비해 훨씬 더 젊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팽창중이다.

한 가지 더 고무적인 것은, 이렇게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의 인구 구조가 상당히 젊다는 것이다. 산아 제한 정책으로 이미 상당한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중국과 달리, 인도의 대부분의 인구는 20대 이하의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금융과 신용 사회로 접어들 것을 의미하고, 앞으로 더 활발하고 역동적인 경제 상황이 펼쳐질 것을 내포한다. 


어마어마한 인구를 가진 인도




모디 총리의 과감한 개혁


하루 전 날 갑작스럽게 화폐개혁을 발표한 개혁 군주 모디 총리

인도는 1947년 독립을 하긴 했지만, 사회 깊숙이 자리 잡혀있는 카스트 제도와 부패 권력으로 인해 전반적인 사회 개혁과 개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집권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는 인도 사회 곳곳의 묵혀있던 문제들을 과감하게 건드리며 인도 개혁을 주도하고 있고,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인도의 화폐 개혁(Demonetization)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2016년 11월 8일 오후 8시 TV 중계를 통해 “시중 유통화폐가치의 86.4%를 차지하는 500루피(Rupee)와 1000루피의 사용을 11월 9일 0시부터 전격 금지”시킨다고 발표했다. “이는 GDP의 약 40%에 해당하는 지하 경제에 숨어 있는 검은돈과 테러리스트들이 주로 사용하는 위폐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며 국민들에게는 50일만 참아주면 모든 어려움이 해결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급작스러운 화폐개혁으로 발생하는 화폐 유통량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국영병원과 철도티켓 예매와 구매, 국영 버스와 공기업 소유의 석유 및 디젤가스 충전소 등에서는 11월 24일까지 구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  모디노믹스, 집권 5년 절반의 성공 (김용식) 발췌 


마치 김영상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시행을 연상시키는 모디의 화폐 개혁은 지하 경제에 숨어있던 돈들을 양지로 끌어내고, 추적 조차 불가능했던 현금 중심 시장에 세금(GST)을 부과할 수 있게 했으며, 모바일 결제나 월렛 서비스를 운영하는 디지털 핀테크 업체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경제와 비현금 경제 시대의 시작을 이끌어냈다. (상당한 소비 위축과 경세 손실도 뒤따랐다) 


이러한 모디의 개혁은 케케묵은 인도 경제의 병폐와 걸림돌을 사이다처럼 뚫어냄과 동시에, 인도 경제가 한순간에 디지털 경제 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디지털 혁신의 중심, 인도 핀테크


2016년 모디의 화폐 개혁과 샤오미, OPPO, VIVO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를 통한 인도 내 저가형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인해, 인도의 디지털 결제(Payment)와 금융(Wallet, Banking)을 아우르는 핀테크 업계는 단 숨에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었다. 


인도 모바일 Wallet, Payment 1위 기업 Paytm과, 이를 추월한 Google Pay

인도 시장 내에 현금 대신 모바일 결제가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이 시장을 장악한 Paytm이라는 업체엔 소프트뱅크가 2억 달러를 투자했고, 구글 역시 Google Pay를 앞세워 빠르게 뒤를 추적하고 있다. 


또한 인도의 메인 대출 서비스로 자리 잡은 KreditBee, Cashbean 등엔 대규모 중국 자본이 투입되어 있고, Amazon과 Facebook 역시 인도 결제와 대출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다. 



IT 서비스 활용에 익숙한 인도의 수많은 젊은 인구들이
인도의 경제 성장과 함께 디지털 경제로 편입되어
인도 핀테크 시장은 앞으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할 것이다



사실 어찌 보면 21세기의 중국과 인도의 부흥은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너무 당연한 처사인 줄도 모르겠다. 역사적으로 늘 강력한 대국이었던 중국과 인도가 암흑의 근현대 시기를 거친 후 이제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중 중국이 강력한 중앙 집권 체제 하에 보다 빠르게 경제적으로 성장했다면,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국가로써(인구수 기준) 이제야 서서히 속도를 올리며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누구도 인도가 세계 경제의 거대한 코끼리라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모디 총리의 말처럼 잠에서 깨어난 거대한 코끼리는 이제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써 자리매김 해갈 것이다. 깨어난 코끼리의 등에 탈 수 있는 기회가,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참고 자료

https://ko.wikipedia.org/wiki/%EC%9D%B8%EB%8F%84%EC%9D%98_%EC%A0%95%EC%B9%98

https://diverseasia.snu.ac.kr/?p=2507#_ed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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