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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 Jan 17. 2021

소비하는 시간, 생산하는 시간




코로나로 1년의 절반 이상을 집에서 보낸 2020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았지만, 어째 올해도 작년과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은 예감에 무기력이 온몸을 감싼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에선 출근하고 외출하는 바깥 세상이 내 세상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가족들과 함께 있는 집이 삶의 중심이 되었고 바깥 세상은 큰 맘 먹고 잠시 다녀오는 곳이 되버렸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동과 만남의 시간이 잦아들면서 온전한 내가 스스로 채워야 하는 시간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나의' 시간들을 나는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나의 시간은 크게
소비하는 시간과 생산하는 시간으로 나뉜다


소비하는 시간은 남이 만들어 놓은 제품이나 컨텐츠, 서비스 등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시간으로 TV 등 미디어 매체로 컨텐츠를 소비하거나, 물건/제품 등을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시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반면, 생산하는 시간이라 함은 내 스스로 움직여 무언가를 만들거나 가치를 능동적으로 창출 하는 시간으로 일을 하거나, 요리를 하고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예로부터 사람은 해 뜨면 집 밖으로 나가 생산하는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쉬거나 여가를 즐기는 소비하는 시간을 보냈지만, 최근 코로나가 바꾼 우리 일상은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해내야 하다보니 그 경계와 균형을 잡아내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집에서 클릭 한번만으로 모든 물건을 주문할 수 있는 쇼핑 서비스들, 월 몇 천원에 모든 컨텐츠를 볼 수 있는 OTT 서비스들, 그 외 각종 생활 편의 서비스 등은 우리 삶을 더 편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긴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은 큰 고민과 생각 없이, 남이 만들어 낸 컨텐츠와 서비스들을 소비하는데에만 점점 더 길들여져가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나는 오늘 무엇을 생산했는가? 


오늘 나는,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이 들 때 까지 무엇을 생산하고, 무엇을 소비했을까? 하루 종일 남의 것을 소비만 하는 삶의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면, 매일 자그마한 것들부터 '생산'하는 연습을 해보자. 무엇이든 좋다. 짧은 글을 써본다던가,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나로 인해 세상에 만들어진 그 무언가들을 하나씩 쌓아나가 내 삶의 소비하는 시간들을 생산하는 시간으로 바꾸어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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