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패트릭 브링리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발행 2023.11.24.
나온 지 한참 되어서야 읽었다.
그 이유는
1. 나는 원래 베스트셀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2. 미술작품에 관한 뻔한(?) 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공감하기 어려운 감상으로 가득한 수필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식대백과 사전 같은 그림 설명 책도 아니었다.
모든 책의 구조와 내용이 내 예상을 빗나갔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저자가 Met의 경비원이 된 이유였다.
단순히 생계용으로 경비 일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형을 잃은 후
더 이상 세상 속에서 누군가를 밀치고 꾸역꾸역 긁고 매달려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기 싫어서,
고요한 침묵 속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서 슬픔과 달콤함을 느끼는 것 외에는 전혀 움직이고 싶지 않아서라는 점이 와닿았다.
정말 박물관이란, 미술관이란 그런 곳이다.
시간이 멈춘 듯하고 그 안에서는 누군가와 경쟁할 필요가 없는 공간.
그러면서도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도 하며 그렇다고 혼자이지만 혼자도 아닌 공간.
갑자기 저자가 너무 부러웠다. 그렇게 행복한 직장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었다니.
마지막에 저자는 Met를 떠나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지겨웠다거나 휴일에도 근무하는 것이 갑자기 싫어져서가 아니라, 달라진 환경(결혼과 출산)과 더불어, 그동안 Met에서 충분히 아름다운 것들을 충전한 덕분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고요한 미술관으로부터 왁자지끌한 세상으로 다시 나가는 저자에게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우리에게 여러 의미에서 아름다운 책을 선물해 주고 떠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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