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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현석 Jun 08. 2022

내가 인스타 포스팅을 그만 둔 이유

인스타 본 계정에 포스팅하는 것을 그만 두기로 했다. 간지나는 것은 자랑해야 직성이 풀리고, 인싸템은 절대 참지 못하는 ENFP에게 이는 굉장히 큰 결정이었다.


실로 오랜 기간 고민했다. 주변인들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나는 소위 ‘인스타 충’이다. 피드 정리부터 스토리 공유까지 오랜 시간을 인스타그램 상에서 체류해왔다. 이를 단번에 끊어버리는 것이 스스로 힘들 것이라 생각했음에도, 아래의 이유들이 꽤나 크리티컬해보였다.


1. 피곤함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 생각한다. 나는 그동안 피드에 올릴 사진을 건지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추억 혹은 사진 그 자체를 위한 사진이 아닌 과시와 자랑의 용도로 촬영하는 내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

이 생각을 버리니 마음이 너무 편했다. 온전히 내가 느끼고 싶은 것, 경험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피곤할 이유가 천지삐까리인 현대 사회에서 스스로 피로를 발 벗고 찾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는 “그냥 그런 생각하지 말고 올리고 싶으면 올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에 꽂히면 심할 정도로 몰입 잘하는 성격이라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살기 위해 포스팅을 앞으로 최대한 지양하려 한다.


2. 감정 소모의 공간

"기쁨은 나누면 질투로 돌아오고, 슬픔은 나누면 약점이 된다"
-랩추종윤 박종윤 대표

편 가르기 싫어하고 싸움 싫어하는 사람에게 2022년의 인스타는 피곤하다. 단순히 콘텐츠 크리에이팅만 하는 곳이 아니라 개인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공간이 된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라고 만든 것이 Social Network Service이기 때문에!

그런데 건전하고 성숙한 토론이 아닌 감정 소모의 공간으로 SNS를 활용하는 모습이 꽤나 불편했다. “내 의견이 무조건 맞음, 반박 안 받음”과 같은 논리로 SNS를 ‘공개처형장’ 혹은 ‘투기장’처럼 사용하는 유저가 생각보다 많다고 느꼈다.


3. 중독성

‘핸드폰 켜고 인스타 들어갔다가 나오기, 5분 뒤에 다시 들어가기’

병적일 수 있는 이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다. 인스타 뿐만 아니라 유수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진 폐해다. 스크롤을 하면 재미있는 것이 계속 나온다. 특히 알고리즘에 따라서 자신의 관심사가 자주 올라오기 때문에 굳이 포스팅을 하지 않더라도 SNS에 자주 들락날락 하게 된다.

사실 지금도 포스팅만 하지 않을 뿐이지 접속은 자주 한다. 내가 언급한 역기능 외에도 트렌드 센싱, 정보 습득같은 순기능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마케팅하고 싶다는 사람이 SNS 끊는 것도 쉽지 않다. 당장은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다. 이 중독을 100%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조금씩 SNS에서 의존하는 일을 줄여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글을 쓰며 읽는이들이 오해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하나 생겼다. 이건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감상이자 의견이라는 것이다. 러쉬는 SNS 중단 선언 당시 ‘이 정책이 무조건적인 안티 소셜이 아님’을 밝혔다. 나 또한 두 눈과 두 귀를 막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지금 SNS를 병적으로 사용하는 내 모습이 싫어서 내린 결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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