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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진 Dec 12. 2019

요르단&이스라엘 여행:1

모세의 계곡, 페트라


페트라로 가는 길. 멀리 보이는 기암석 군집지가 페트라이다. 


트라는 시드마이어 <문명5>에서 지을 수 있는 불가사의 중 하나로 생산력과 식량이 1늘어나고 대상을 제공하는... 으로 글머리를 여는 내가 싫지만 인디아나존스는 너무 멀고 트랜스포머는 안봤고 성경은 조금 읽다가 온 나에게 <문명5>는 페트라를 접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콘텐츠다.


꼬불꼬불 미로같은 페트라의 바위들.


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3시간 정도 사막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면 '모세의 계곡' 이라는 뜻의 도시 와디무사가 나온다. 이곳에 있는 요르단 제1의 유적지가 페트라다. 페트라는 그리스어로 '바위' 라는 뜻. 이름에 걸맞게 지역 전체가 거대한 붉은 사암이다. 아랍계 유목민인 나바테인이 깎아내어 조각한 도시란다. 그들은 거대한 바위산 곳곳에 신전과 석상과 수로와 원형극장을 새겨넣었다. 조금은 기묘하고 매우 압도적인 그 풍경은 왜 게임이 이곳을 불가사의로 정했는지 단박에 이해시킨다.


누가봐도 보물이 숨겨져 있을 것 같은 '알카즈네'.


불꼬불한 바위계곡을 따라 한없이 걸어가면 좁은 시각이 갑자기 탁 트인다. 페트라의 상징인 '알카즈네' 다. 보물, 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그 나라 왕의 보물창고라고 믿어졌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더 지나가면 원형극장이, 더 가면 대신전이 나온다. 대신전 꼭대기에 올라 어쩐지 몰락한 왕조의 쓸쓸한 서정을 느끼며 이국의 오후 햇살에 몸을 덥혔다. 여길 와보면 할리우드의 상상력 따위 다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스타워즈 스타트렉 마션 뭐뭐 오만가지 우주공상과학영화의 배경은 그냥 여길 베껴놓은 것 같다.


사진을 세로로 찍게 만드는 풍광들이다.


알카즈네를 지나면 탁 트인 공간이 나온다. 이 뒤로 유적지가 펼쳐진다.


황성옛터를 떠올리게 하는 유적지.


'출애굽기'를 보면 모세가 홍해를 건너 페트라를 지나 가나안으로 갔다고 한다. 너무 궁금해서 루트를 찾아봤는데 동선이 완전 이상했다. 더 가까운 길이 있는데 모세는 뭐하러 굳이 여길 지나갔을까 싶다. 심지어 홍해를 가르는 기적을 보인 양반이 뭐 굳이굳이 이 바위산을 고생하며 지났을까. 기왕 기적을 행하는 거 바위산따위 양탄자타고 슉! 편하게 지나가지. 무언가 얻길 위해서는 반드시 고난이 있어야한다는 클리셰인가. 그렇다면 예나지금이나 인간은 너무 복잡하게 사는 것 같고, 신은 쫌 너무한다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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