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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dden pleasures Dec 29. 2022

Life with God 7

토닥 토닥

좋아하는 시드니 스미스가 그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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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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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큰아이, 막내가 차례로 첫 코로나로 고생을 하느라 팽개쳐져있던 책을 격리가 끝난 오늘에서야 영어를 더듬거리며 읽어주는데 책의 포스가 보통이 아님이 느껴져서 안그래도 느린 속도가 더 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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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백설공주. 이솝우화… 책을 읽으면 의례히 교훈적인 내용을 찾으려는 오래된 습관은 물과 기름처럼 시인 조던 스콧의 자전적 이야기를 겉돌면서 읽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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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걷고 걸어서 써낸 이 이야기의 애틋하고 따뜻함을(그의 그 고된 걸음을 후다닥 지나 시인으로 성장한 결과를 크게 보느라) 반감시켜 읽는 나 자신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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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주신 의도대로 성경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던 나를 습자지에 얹어 겹쳐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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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사랑이길래 신이 인간이 되어 인간의 삶의 가장 어려운 길을 걷고 걸어 우리에게 긴 글을 주셨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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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맥락없고, 기승전결없는 것 같은 성경의 이야기들을 후다닥 넘어가 입맛에 맞는 결말을 찾아 헤메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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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강해집은 아님)


최근에 욥기가 어려워 찾아 듣게 된 노장 박영선 목사님의 강해를 통해 아버지 하나님, 나에게 교훈적 결말을 맺으라고 강요하지 않으시고 그러면서 자라는 거야 하시면서 토닥이시는 것 같아 맺혔던 답답함이 조금씩 해소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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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아온 내 인생이,

유연하지 못하게 굳어진 잔소리로 아들 앞에서 나타날 때,

우리 큰 아들 예리하게 받아쳐주는데,

고통스러운 그 순간에도,

니 말이 맞긴 맞군!

니가 날 자라게 하는 구나! 독설이지만 말해줘서 고맙다! 하는 생각도 드니(물론 엄청난 설전이 있음), 이제 나의 정신적 유년기를 조금 벗어날 수 있으려나? 희망을 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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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스미스 #나는강물처럼말해요 #조던스콧 #아들아싸우고화해하고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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