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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얼송 Mar 20. 2022

작가님 글을 못 본 지 무려... 300일이 지났어요ㅠ


띠링, 알림음에 핸드폰을 확인한다.


"작가님 글을 못 본 지 무려.. 300일이 지났어요ㅠ_ㅠ

작가님 글이 그립네요.. 오랜만에 작가님의 시선이 담긴 글을 보여주시겠어요? "


작가님이라는 호칭이 송구스럽고, 브런치에 글을 안 쓴 지 1년 가까이 되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이 교차하며 후다닥 브런치 알림 창을 끈다.




2020년 12월, 자기소개글과 앞으로 어떤 글을 쓸 것인지 등 브런치 활동계획을 적으면서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브런치 고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문턱이 높다고 하지만, 안되면 될 때까지 해보자 라는 마음이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라는 메일을 받고 기뻐하며 블로그 포스팅까지 했었는데...

그때의 나는 어디에 갔을까?



사실 요즘 브런치뿐 아니라 블로그 포스팅조차 하기가 힘들다.

기록하지 않으니 흩어져버리는 일상들이 아깝지만, 글을 쓰는 것이 어렵고 버겁다. 끄적끄적 메모와 일기를 적던 수첩에도 2021년 겨울까지의 기록뿐이다.


'글을 써야 하는데...'라는 마음은 들지만, 막상 글을 쓸려고 하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마감이 있으면 글을 쓰지 않을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글을 쓰겠지..라는 생각으로 글쓰기 모임도 신청했다.




일요일 밤 10시,

매주 하나의 글을 써서 올려야 하는 마감시간을 앞두고 머릿 털이 쭈뼛 선다. 입은 바짝 타들어가고 피가 마른다. 뒷골이 당긴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느끼지만 그럼에도 머릿속은 새하얗고, 손가락은 키보드 위를 방황할 뿐.. 아무런 글도 써지지 않는다.

 "도망가지 말자, 마감시간을 지키자."

글쓰기 모임을 신청하며 스스로 한 약속 때문에  미완성의 글이라도 적어서 올린다.

참 부끄럽고, 미리미리 쓰지 않고 일요일의 나에게 미뤄 놓은 어제의 내가 미워진다.





내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때가 언제였는지 생각해본다.

 기쁘고 행복할 때보다, 힘들고 외로울 때였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들이 단단하게 얽혀서 일상을 침범할 때, 누군가에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에 숨이 막힐 때였다.

사실 그때의 글을 다시 보며 괴로울 정도로 부끄럽다.


내가 쓴 글들이 부끄럽기 시작하면서부터 였을까?

글을 쓰면서 스스로 위로받고, 자유롭던 때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글을 쓴다는 것이 두렵고 회피하고 싶기만 하다.



그럼에도 오늘은 꼭 이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이런 글이라도 안 쓰면 영원히 글을 쓰지 못할 거 같은 두려움이 들어서이다.


아무 말 대잔치라도,

안 쓴 거 보다는 쓴 것이 낫지 않을까?

(나중에 이 글을 보면 또 부끄러워지려나...ㅠ_ㅠ)


나처럼 오랜 기간 글을 쓰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짧은 기록을 보며.. 뭐라도 하나 적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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