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대전쟁, TOP 100은?
a16z의 'Top 100 Gen AI Consumer Apps'
생성형 AI 앱들의 대정리가 시작됐다. 실리콘밸리 유명 VC 안드리센호로위츠(a16z)가 발표한 5차 'Top 100 Gen AI Consumer Apps' 보고서는 2년 반에 걸친 AI 앱 생태계의 진화상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생각보다 잔혹하다.
신규 진입은 11개로 급감
웹 기반 AI 앱 순위에서 신규 진입자는 11개에 그쳤다. 지난 3월 보고서의 17개에서 6개나 줄어든 수치다. 모바일은 여전히 변화무쌍하다. 앱스토어가 'ChatGPT 복사본'들을 대거 정리하면서 14개의 새로운 앱이 순위에 진입했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초기 혼란기는 끝났고, 이제 진짜 경쟁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아니, 경쟁이라기보다는 도태가 시작됐다고 하는 게 맞겠다.
역시 구글!
구글이 처음으로 개별 AI 제품들의 트래픽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결과는 놀랍다. Gemini가 웹에서 2위를 차지했고, ChatGPT 트래픽의 약 12%에 달하는 방문량을 기록했다.
구글의 다른 AI 제품들도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 AI Studio는 톱10에 진입했고, NotebookLM은 13위를 차지했다. Google Labs는 39위에 랭크됐다.
모바일에서는 더 흥미로운 양상이다. Gemini가 ChatGPT 월간 활성 사용자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 사이에서 Gemini의 점유율이 9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플랫폼의 힘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Grok 급성장, 0에서 월 2천만 사용자까지
X(구 트위터)의 Grok이 보여준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2024년 말 앱이 없던 상태에서 현재 월 2천만 활성 사용자를 돌파했다. 7월에는 Grok 4 출시와 AI 아바타 도입으로 40%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Meta AI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웹에서 46위, 모바일에서는 순위권 밖이다. 6월 프라이버시 사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들이 자신의 게시물이 공개 피드에 노출되는 걸 깨달았을 때의 당황스러움을 상상해보라.
DeepSeek와 Claude도 언급할 만하다. DeepSeek는 2월 정점 대비 40% 급락했지만, Claude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AI 앱의 공세..."우리나라에서 만든" 서비스도 4곳이나
웹 순위 상위 20위 안에 중국 기업 3곳이 포함됐다. Quark(9위), Doubao(12위), Kimi(17위)다. 역설적이게도 중국에서 ChatGPT, Perplexity, Claude 등 서구 AI 앱들이 차단되거나 제한돼 있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더 흥미로운 건 중국에서 개발돼 해외로 '수출'되는 AI 앱들이다. 모바일 앱 50개 중 22개가 중국에서 개발됐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건 3개뿐이다.
한국에서 만든 서비스들도 눈에 띈다. 모바일에서는 네이버의 AI 번역 Papago(30위), 스노우 카메라 SNOW(33위), BeautyCam(34위)이 순위에 올랐고, 웹에서는 SK텔레콤의 AI 서비스 Adot(35위)이 포함됐다.
특히 동영상 생성 분야에서 중국 모델들이 서구 모델들을 앞서고 있다. 연구자들이 더 많고, 저작권 규제가 느슨해 저작권 데이터로 훈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Veo 3가 유튜브 데이터로 훈련돼 이런 트렌드를 깨뜨린 첫 미국 모델이 됐다.
바이브 코딩 급부상
코딩을 몰라도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바이브 코딩' 플랫폼들이 급부상했다. Lovable이 22위로 급상승했고, Replit도 메인 리스트에 진입했다.
이들의 수익 지속률이 100%를 넘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탈자들을 포함해서도 전체 코호트의 월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시적 유행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올스타 기업 14개 그리고 공통점
(출처 a16z 'The Top 100[Gen AI]Consumer Apps' 보고서)5번의 보고서에 모두 등장한 '올스타' 기업이 14곳이다. ChatGPT, Perplexity, Character AI, Midjourney, Leonardo 등이다. 이들을 분석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보인다.
14곳 중 5곳만이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갖고 있다. 7곳은 다른 회사의 API나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하고, 2곳은 모델 통합업체다. '모든 AI 소비자 기업이 자체 모델을 훈련시킬 것'이라던 초기 예측은 틀렸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지역 분포다. 14곳 모두 미국, 영국, 호주, 중국, 프랑스 등 5개국 출신이다. 그리고 Midjourney와 Cutout Pro를 제외하고는 모두 벤처투자를 받았다.
'진짜' 경쟁의 시대
2년 반이 지나면서 AI 앱 생태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초기의 혼란은 끝났고, 이제는 진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들만 살아남을 차례다.
공정한 경쟁 구조라는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생태계가 나쁘지 않다. 플랫폼의 힘을 가진 거대 기업들이 경쟁하고,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틈새를 파고들며, 사용자들은 더 나은 도구들을 얻는다.
문제는 이 '더 나은'이 사회 전체에게 더 나은 것인지, 누구에게 더 나은 것인지가 항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 https://a16z.com/100-gen-ai-apps-5/를 번역-정리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