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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현 작가 Jun 20. 2024

왜 '코치'가 되고 싶으세요?

티칭과 코칭, 둘의 적절한 조화를 위하여

코칭의 어원은 16세기 '네 마리의 말이 이끄는 마차 : Kocsi'에서 시작되었다. 마차가 손님을 태우고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주는 것 처럼, 코칭은 코치가 고객이 원하는 목표에 이를 수 있도록 함께 한다는 것이다.


처음 코치 자격을 공부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도 나와 함께 글쓰는 작가님들과 '쓰는 사람'이라는 목표에 이를 수 있도록 함께 하고 싶어서였다. 


글쓰기 모임, '빛쓰다'를 운영하면서 함께하는 글벗이 모두 함께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글을 잘 쓰는 방법'보다 '글쓰기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나에게는 더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기교나 방법을 배우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히 쓰는 것'이라 믿는다.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면서 한 사람의 글이 꾸준히 기록했을 때 어떻게 변화하는지 직접 관찰했기 때문에 더욱더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꾸준한 글쓰기를 돕기위해 코치 자격을 얻고 싶었다.


이런 대의명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글쓰기 코치'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기도했다. 그런 타이틀이 어디 있는 것도 아니고 코치 자격 공부를 하면서 글쓰기 모임 운영에 도움을 받고 싶었으니, 내 스스로 그런 타이틀을 붙여보았다. 


처음에는 흑심?!을 품고 시작했던 KAC 자격 수업. 첫 수업에서 만난 코칭의 철학 문장부터 삶의 가치관을 흔들었다. 가르치는 일에 익숙했던 나,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에 익숙했던 나는 첫 문장의 의미를 한참이고 곱씹었다.




모든 사람은 온전하고(Holistic) 답을 가지고 있으며(Resourceful) 창의적인(Creative)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 ICF 국제연맹, 코칭의 철학


'모든 사람은 온전하다' 라는 것은 그 자체로 흠이 없기 때문에 고쳐야 하거나 조언해줄 것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부터 탁 막혔다. '응? 온전하다고? 그럼 내갸 해야 할 일이 뭐야?' 끊임없이 가르치고, 안내하고, 지도했던 경험들이 떠올라 혼란스러웠다. 그 다음 표현은 더했다. 


'답을 가지고 있으며' 라는 것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방법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번 더 막혔다. '응? 답을 가지고 있다고? 그러면 코치가 왜 필요한거지?'


마지막 표현은 혼란스러웠던 앞의 표현들과 달리 정말 마음에 들었다. '창의적인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라는 말은 교사로 아이들 앞에 섰을때도, 우리집 아이들을 키울때도 끊임없이 했던 이야기다. "그것봐, 너는 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 이렇게 말하며 아이의 성장을 응원해 줄때 아이의 올라가는 입꼬리, 약간 우쭐해 보이는 귀여운 표정을 보면서 나 또한 행복했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된 것은 '티칭'만 정답도 아니고 '코칭'만 정답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름 '문제풀이식 답 찾기'로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를 내려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더 내려놓아야 했다. 


코칭과 티칭의 관계는 '모 아니면 도', '이건 맞고 저건 틀려'가 아니다. 각각의 영역이 다른 것이다. 내 삶에서 '코칭'이 필요한 순간도 있고 때에 따라서 '티칭'이 필요한 순간도 있으며 어느때에는 '코칭'과 '티칭'이 둘다 필요한 순간도 있다. 다만, 지금은 '티칭'에 한껏 기울어진 삶을 살다보니 '과연 내가 말하는게 모두 옳을까? 이게 다 정답일까?'하는 의문이 올라왔고 코칭을 배우는 과정에서 때에 맞게 필요한 역량을 사용할 수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다시금 읽어본다.
'모든 사람은 온전하고, 답을 가지고 있다' 

이 문장이 불편했던 이유는 '그러면 교사는 왜 필요하고 코치는 왜 필요한거야? 스스로 알아서 하면 되잖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깊이 고민해 보면 코치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스스로 자신에게 꼭 맞는 답과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그것을 '아직' 모르고 있다. 그래서 코칭이 필요하다. 코칭을 통해 내 안에 있는 자원을 찾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해보면서 '온전해지고' '나의 답'을 찾아 나갈 수 있다. 


그럴 수 있으려면 '나를 투명하게 마주'해야 한다. 특히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수록,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수록 더더욱 말이다. 혼자서는 그게 참 어렵다. 내 눈으로 나를 볼 수 없는 것 처럼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한다는 것은 녹록치 않다. 그래서 누군가가 필요하다. 나를 투명하게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 판단하고 결론내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코치가 되어서 누군가의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고, 내 스스로가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되어줄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 


새벽 다섯시부터 일곱시, 시간을 내어주신 코치님께 감사하며^///^



KAC 인증 수업을 진행하신, 솔트다움 코치님이 궁금하시다면?
https://brunch.co.kr/@rousier2

https://blog.naver.com/rousi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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