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쯤, 퇴사자와 1on1 미팅을 가졌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세 번째 만남이었지만, 사실 첫 만남부터 강한 인상을 받은 분이었습니다.
살아온 궤적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의 눈을 참 자연스럽게 마주치는구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요령도 있고, 무엇보다 열정이 있구나.”
이런 장점은 본인 스스로는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오래, 너무 자연스럽게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저 나답게 행동했을 뿐인데,
그게 누군가에게는 강점이고, 배움이고, 감동이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서 진심을 담아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지금의 잘 갖추어진 모습이 좋은 자리에서 발휘된다면, 정말 크게 성장할 거예요.”
“지금 가지고 있는 장점이 이미 너무 빛이 납니다.”
그 말을 전하고 난 뒤, 마지막 인사를 하며
그분은 조심스럽지만 단단하게 말을 건넸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자존감이 정말 크게 올라간 자리였어요.”
“이런 말… 들어본 적이 없어요. 너무 기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장점을 알아봐 주고,
그걸 진심으로 전달했을 뿐인데,
그게 그 사람에게는 오래도록 기억될 위로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위로를 “힘내세요”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가장 깊은 위로는, 내가 가진 장점을 누군가가 알아봐 줄 때 오는 것 같습니다.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좋다고, 의미 있다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주는 것.
그건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인정이며,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자존감은 처음부터 낮은 게 아니라, 주변으로부터 낮아지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의 자존감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고, 그걸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데서 시작됩니다.
조직에서는 그것이 심리적 안전감을 만들고,
실패에 대한 용기를 허락하며, 더 큰 학습과 도전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인정의 관계로 바뀌는 하루, 그 하루가 쌓여 만들어지는 자존감,
그리고 결국 그런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조직.
어쩌면, 이런 인정의 말들은 마음에 담아두면 따뜻하지만,
표현하면 빛나는 도구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