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장 깊은 위로는, 장점을 누군가가 알아봐 줄 때 온다

by 최우형

몇 주 전쯤, 퇴사자와 1on1 미팅을 가졌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세 번째 만남이었지만, 사실 첫 만남부터 강한 인상을 받은 분이었습니다.

살아온 궤적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의 눈을 참 자연스럽게 마주치는구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요령도 있고, 무엇보다 열정이 있구나.”


장점은, 말해주기 전까지는 스스로도 잘 모릅니다


이런 장점은 본인 스스로는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오래, 너무 자연스럽게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저 나답게 행동했을 뿐인데,

그게 누군가에게는 강점이고, 배움이고, 감동이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서 진심을 담아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지금의 잘 갖추어진 모습이 좋은 자리에서 발휘된다면, 정말 크게 성장할 거예요.”

“지금 가지고 있는 장점이 이미 너무 빛이 납니다.”


타인의 인정은,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가장 강력한 피드백입니다


그 말을 전하고 난 뒤, 마지막 인사를 하며

그분은 조심스럽지만 단단하게 말을 건넸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자존감이 정말 크게 올라간 자리였어요.”

“이런 말… 들어본 적이 없어요. 너무 기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장점을 알아봐 주고,

그걸 진심으로 전달했을 뿐인데,

그게 그 사람에게는 오래도록 기억될 위로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위로는, 내가 가진 장점을 비춰줄 때 옵니다


흔히 위로를 “힘내세요”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가장 깊은 위로는, 내가 가진 장점을 누군가가 알아봐 줄 때 오는 것 같습니다.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좋다고, 의미 있다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주는 것.

그건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인정이며,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관계는 말이 아니라, 진심의 교환입니다


자존감은 처음부터 낮은 게 아니라, 주변으로부터 낮아지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의 자존감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고, 그걸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데서 시작됩니다.

조직에서는 그것이 심리적 안전감을 만들고,

실패에 대한 용기를 허락하며, 더 큰 학습과 도전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인정의 관계로 바뀌는 하루, 그 하루가 쌓여 만들어지는 자존감,

그리고 결국 그런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조직.


가장 깊은 위로는, 내가 가진 장점을 누군가가 알아봐 줄 때 옵니다.


어쩌면, 이런 인정의 말들은 마음에 담아두면 따뜻하지만,

표현하면 빛나는 도구일지도 모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EP.1 : AI는 도구가 아니라 ‘구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