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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경화 Mar 07. 2024

봄 가디건

가벼워진다는 것.

홈쇼핑에서 봄 가디건 방송을 보면서 가디건이 필요한 상황을 상상했다.



어쩌면 봄에 짧은 여행을 갈지도 모르겠고, 

4월이면 출근할 때 입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교회에 갈 때도 입으면 좋겠다.....

'세트에 이 가격이면 훌륭하지.' 생각하며 사이즈를 선택하고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다. 


잠시 결제를 미룬다.




거실을 둘러보았다.

코로나 핑계로 장만한 공기청정기, 요가매트와 폼롤러, 겨울에 추우니까 카펫도 있어야지... 


애써 손에 넣었지만, 굳이 필요치 않기도 한 물건들...

'정말 필요한가....' 생각이 미치니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구분이 된다.



지난겨울 옷장정리를 하면서 했던 결심을 벌써 잊은 걸까. 

나 자신을 얼마나 한심해했었는가. 


택을 떼지도 않은 비슷한 디자인의 셔츠, 세트로 사놓은 양말들, 제 돈 주고 산 코트가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이 옷은 다이어트하면 입을 수 있을 것 같고...





가볍게 살자.

가볍게 바라보자.

적게 소유하자.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안고 살자.

가진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깨끗하게 관리해서 살자.

어쩌면 금세 잊을 결단일지도 모르겠다.



세월은 용기와 결단력을 시험한다고 한다.

나이 듦은 그런 것 같다.

무모한 용기를 장착하기도 하고 어쩌면 실속 없는 결단을 하며 좀 피식거리며 살지도 모르겠다.






결제하지 않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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