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알 수 없
[서현 2417-2419일, 서아 643-645일]
서현이를 키우면서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 좋은 일이 있어도 너무 기뻐하지 말고, 나쁜 일이 있어도 너무 슬퍼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주는 말이다. 인생이란 좋은 일이 꼭 좋은 게 아닐 수도 있고, 나쁜 일이 꼭 나쁜 게 아닐 수도 있기에... 사실, 내 인생에서 '새옹지마'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일단 지금의 아내만 하더라도 내가 재수를 하게 되면서 만나게 된 사람이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며칠 전, 독후감 공모전에 심심해서 응모를 하기로 결심했다. 뭐 요즘 하는 일이 책 읽기니 별로 어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무엇인가 응모를 위해 쓴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져 자꾸만 미루게 되었다. 역시, 글이란 건 편하게 쓸 땐 잘 써지다가도 무엇인가 목적을 위해 쓰기 시작하면 안 써지는 것 같다.
시간이 흘러 공모전 마지막 날,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응모를 하냐, 마냐였기에 아침부터 머리를 쥐어짜내서 제출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다림. 내심 턱걸이로라도 상을 받지 않을까 기대했건만, 결과는... 너무 급하게 제출하느라 오탈자나 문맥을 잘 다듬지 못한 게 패인인지 선정되지 못했다. 이후, 어차피 쓴 독후감이니 늘 그래왔듯 약간 수정해서 온라인 서점 블로그에 올렸고, 그렇게 잊혔다.
그리고 어제, 갑자기 문자가 하나 왔다. 이주의 독후감에 선정되어 상금 포인트를 받게 되었다는 메시지. 별로 유명한 책도 아니고, 독후감 선정은 생각도 못 했던 것이기에 기분이 좋았다. '아주 못 쓴 글은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도 들었다.
이 이야기를 활용해해 다시 한번 새옹지마에 대한 이야기를 서현이에게 해줬는데, 서현이가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아이가 살아가면서 언젠가 경험할 힘든 시련 이후에는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련을 헤쳐나갈 힘을 얻길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