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Market Fit으로 보는 스타트업 성장 경험기 (1)
“야, 너두?”
조정석 특유의 친근함과 능글맞음이 담긴 영어교육 기업의 광고는 꽤나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TV를 켰다 하면 빈번하게 스타트업 서비스의 광고가 나오게 되었고 이는 더이상 어색하지 않다. 스타트업계 사람들만 간간이 아는 서비스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낸 광고부터 신규 고객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유명 서비스의 광고까지. 스타트업에 대한 세상의 시각이 변화되었음을 체감하기 때문일까? 내 회사가 아닌데도 이런 광고를 볼 때마다 반갑고 뿌듯하다.
몇몇 성공신화가 들려오고 점진적인 관심이 생기며 스타트업 붐이 일었지만, 스타트업이라고 전부 멋지고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수평적인 문화, 창의력이 샘솟는 사무실 인테리어... 미디어에 노출된 단면만을 보고 환상에 젖어 스타트업에 들어온 이들은 대부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마치 본인만의 환상에 젖어 결혼식을 올린 뒤 결혼생활에서 혼란을 느끼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나만의 로망과 환상’을 ‘우리의 행복’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경험하신 분들은 아시다시피 결혼은 ‘사랑의 시작’이다.
‘우리의 행복’이라고 했다. 스타트업에서 회사도 나도 성장하는 start to go up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Startup/myself fit을 기억하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Startup/myself fit을 언급하기에 앞서, 이를 잘 이해하기 위해 한 가지 개념을 살펴볼 예정이다. 사업기획을 하다 보면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Product/market fit”이다.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익숙하지만 놓쳐서는 안 되는 개념이다. 넷스케이프 창업자이며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마크 앤드리슨은 이 개념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Product/market fit means being in a good market with a product that can satisfy that market.
좋은 시장에서 그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갖고 있는 것.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 좋은 시장
- 그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좋은 시장, 즉,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을 말한다. 제아무리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라 하더라도 시장 자체가 침체되어있거나 하향 산업이라면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생존을 위해 혹은 성장을 위해 배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이라면? 가능성만 큰 것을 넘어서 성장을 위한 분위기와 토대가 형성되어가는 것이 보이는 시장이라면? 고객의 필요를 채워줄 적절한 제품만 있다면 들어가지 않을 이유가 없는 시장일 가능성이 크다.(물론 사업은 여러 가지 변수가 있으니 확언하지는 않겠다.)
그렇다면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란 무엇일까? 위에서 고찰한 ‘좋은 시장’에 먼저 진입해 있는 제품들이 채우지 못하고 있는 고객의 필요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제품이다. 경쟁자가 없는 막 태동하기 시작하는 산업에서 포지션을 선점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드물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존 제품과 경쟁하며 본인만의 포지션을 구축하고 블루오션을 창출해내는 기업이 오래 살아남는다.
그럼, Startup/myself fit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 좋은 시장; Startup
-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Myself
여느 기업이 그렇듯, 스타트업이라고 무조건 좋은 시장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스타트업은 ‘생존’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우리 같은 피고용인 입장에서는 선택에 있어 위험부담이 크다. 그러한 이유로 위험부담을 뒤집을 만큼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위험을 최소화할 만큼 괜찮은 사업인지 필히 확인해야 한다. 필자가 고민했던 항목들 중 몇 가지 주요 항목을 가져와보았다. 스타트업으로의 입사/이직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아래 항목을 체크해보시길 권장한다.(아래 항목들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은 다른 글을 통해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인가?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가?
도메인이 내 관심사와 부합하는가? 그리고 성장 가능한 시장의 제품/서비스인가?
기업의 제품/서비스가 고객의 필요를 잘 채워나갈 수 있겠는가? 그리고 스스로 매출을 내고 지수적 성장을 이루겠는가?
회사가 성장하면 비교적 나도 함께 성장하기 쉽다. 물론 회사가 성장한다고 모든 조직원이 별 노력 없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시장의 좋은 제품이 그렇듯,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는 회사에서 본인의 값어치를 해내는 사람은 놀라울 만큼 성장한다. 그리고 신기하리만치 그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 또한 나타나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