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Market Fit으로 보는 스타트업 성장 경험기 (2)
본 글은 2편으로 지난 글(1편)과 이어집니다.
지난 글에서는 Product/market fit 개념을 통해 제안한 Startup/myself fit의 Startup 부분을 들여다보았다. 본 글을 통해 남은 부분(myself & fit)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Startup/myself fit>
- 좋은 시장; Startup
-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Myself
지난 글에서 ‘좋은 시장의 좋은 제품이 그렇듯,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는 회사에서 본인의 값어치를 해내는 사람은 놀라울 만큼 성장한다.’고 했다.
그렇기 위해 ‘나(myself)’는 어때야 할까? 아마 입사를 하고 나면 혼이 쏙 빠질만큼 바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스타트업은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언제나 예외는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마시라.) 아마도 일당백(一當百)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듣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이 백을 감당해야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일당백은 커녕 일 한 건 당 백씩 받고 싶다는 동상이몽이 펼쳐지기가 부지기수다. 필자도 많게는 20개 가량의 제품을 동시에 기획/관리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나’에게 집중을 놓쳐선 안된다. 아래는 끊임없이 스스로 되뇌었던 항목들이다.
이 업무를 통해 나는 무엇을 얻고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
보완할 점은 무엇이고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전 경험을 다음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 회사에서 얻고자 했던 것들을 잘 얻고 있는가?
업무를 더 잘 하기 위해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가?
굳게 다짐을 해도 막상 일을 하다보면 앞에 놓여진 일을 쳐내기에 바쁘다. 만약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면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까?’를 떠올려보길 추천한다. 이 질문이 일을 하면서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을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기점으로 하여 ‘나’의 성장으로 초점을 점차 확장해나가면 된다.
떠올려 보면 매일이 성장의 연속이었다. 노력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이 꼭 맞았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푸시하며 성장하기를 힘썼고, 전공과 다른 길을 선택했기에 남들보다 배로 노력해야 했다. 100을 해내기 위해 역량을 키워 120이 되면 어김없이 150을 해내야만 하는 상황이 주어졌다. 근육을 찢어가며 벌크업을 하듯, 성대를 찢어가며 음역대를 넓혀가듯, 개인 역량의 성장은 고통을 수반한다. 그러나 그만큼 결과가 주는 짜릿함이 있다.
때론 여력이 남을 때도 있을 것이다. 역량이 커지고 노하우가 생기면 여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본인에게 투자하자. 보상이나 쉼을 선사할 수도 있다. 사내문화가 보상과 인정에 박하다면 나 스스로 자신을 보살펴야 한다. 휴식과 보상은 권태를 밀어내고 더 멀리 뛸 수 있게 한다. 만약 완급조절을 잘 하고 계신 분이라면 성장을 위해 사용하는 것도 좋다. 게임으로 치면 남는 경험치로 내 스탯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체력 증진을 위해 정기적인 운동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멘탈은 체력을 토대로 그 위에 세워지므로 체력이 뒷받침 되면 더 많은 일을 흔들림 없이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직무역량을 기르기 위해 투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사례와 트렌드를 보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 특별히 필요한 하드스킬을 학습하여 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효과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 단, 심리적 만족을 위한 수강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내 것으로 체화하는 과정을 거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Startup/myself fit>
- 좋은 시장; Startup
-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Myself
- 숨겨진 포인트; Fit
요약하면, Product/market fit은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의 합(fit)을 고려하여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제안된 개념이다. 얼핏보면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은 전혀 별개의 문제 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이 얼마나 동일선상에 있느냐(align되어 있느냐), 이것이야 말로 성장곡선의 기울기를 변화시키는 주된 요인이다.(물론,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즉, 나와 회사 간의 합(fit)을 어떻게 이루어가느냐가 성장속도를 좌지우지한다는 뜻이다. 서비스 도메인, 회사의 문화, 업무/소통 방식,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동료들... 다양한 요인과 변수들이 있을 것이다. 이 요인들을 잘 활용하여 직장 생활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를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촉진제일 것이다.
지금까지 Product/market fit을 통해 스타트업에서 start to go up하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았다. 제안한 내용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가치관과 성향에 따라 응용해보시길 권장드린다. 포인트는, ‘Startup/myself fit’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잘 만들어진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이 똥 밟은 경험이 아니라, 모두에게 성장하는 기쁨의 여정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