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람이 그랬다.
지하철 역 앞에서 기어 다니며 구걸하고
더 이상 손 쓸 방도가 없는데도 살려고 발버둥 치는 환자들도 살려고 그리 노력하는데
왜 당신은 죽으려 하냐.
왜일까.
난 분명 살 이유가 충분한 사람인데도
왜 이리 모든 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버거운지
내가 생각하기엔 다 내 욕심에 비롯되어서
내 잘못이 맞으니까
종잇장에 베이듯 아픈 상처들이
수천, 수억 개가 되면
그게 결국은 큰 웅덩이가 된다는 걸
몸소 느낀다.
이제는 정말 포기해도 될까
부탁이 있다면
내가 만약에 죽는다면
그럴 일 없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제발 나로 인해 나와 똑같은 선택을 하지 말길
제발 잘 살아서 제 명에 다할 때 나를 만나러 와 주길
나 같은 사람들을 주위에 조금 더 보듬어주길
간곡히.. 정말 간곡히 부탁합니다.
정말 행복했어
내 가족들 내가 만난 사람들 친구들 연인들
모두 나에게 벅차고 감사한 사람들이었어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다 너무 나에게 과분했어
그걸 간과한 내 벌이라고 생각해주길
제발 너무 많이 아파하지 말길
그 누구에게도 온전한 나를 보여주지 못한
그런 나를 용서해줬으면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제발
추락하고 있는 구덩이에서 나를 발판 삼아 일어 서주길
이 글을 그냥 추억 삼을 수 있게
이게 유언이 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