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물놀이
7월 9일
이번에는 양화금 마을을 따라 걷는 날.
처음 가보는 길이라서 설레고 재밌었다.
가벼운 언덕을 넘고 쭉 따라서 가는데
해안 뷰가 정말 좋았다. 날씨가 맑고 화창했다.
우리는 숙소였던 꽃내에서 출발했다.
꽃내 안 쪽으로 들어가면 해안 부둣가가 있는데,
쭉 올라가면 한적한 언덕길이 나온다.
한적한 마을을 지나가는 길.
초여름의 바람이 불어오던 날.
셀카를 찍고 있는 근과 신난 우리들!
다들 똑같은 모자에 팔토시를 낀 걸 보니까
귀엽고 웃겼다.
양화금 마을 주변을 해변이 둘러싸고 있었다.
펜션이 가득한 마을 너머로 보이는 해안이 우리를 부르는 것 같았다.
바다를 보자마자 우리는 뛰어내려 갔다.
분명 발만 담그자고 했다.
아주 잠깐만 휴식을 취하자고.
정신을 차려보니 발이 아니라
몸까지 담그고 있었다.
정신없이 물 위에서 놀다 보니까
더 이상 바래길을 걷을 의지가 생기지 않았다.
즉흥+무계획팀답게 가던 바래길을
모두 취소하고 이곳에서 펑펑 놀았다.
(무슨 바래길을 걸으려는 지도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아이처럼 놀았다.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데굴데굴 굴러가는 자연놀이를 했다.
워터파크 풀장 파도보다 더 세고 아팠지만
왠지 멈출 수 없었다.
류는 큰 돌을 하나 주워와서 근의 등에 놓았다. 덜 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 류는 눈을 돌릴 때마다 놀고 있는 위치가 계속 변해 있었고, 수는 기분 좋게 물놀이를 했다.
분명 이때까지만 해도
다들 멀쩡한 어른의 모습이었는데..
물놀이를 끝내고 보니 너덜너덜 자연인이 되었다.
축 처진 몸 널어두기.
노곤노곤 잠이 쏟아졌다.
자연을 닮은 맨발들
다시 멀쩡한 척 길을 떠났다.
올라올 때는 이렇게.
아직도 해가 지지 않았다.
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자연의 오브제들.
젖은 몸을 걸어서 꽃내로 돌아갔다. 대충 옷만 갈아입고 나와서 다시 뚱이네로 향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고기를 별로 먹고 싶지 않았는데 단백질교 근이를 따라 다시 향했다…. (살려줘) 지족에 있는 뚱이네까지 느릿느릿 걸어갔다.
꽃내에서 지족으로 가는 길.
일몰이 비치는 윤슬은 너무 아름다웠다.
가는 길을 도로가 아니라 숲길로 갔는데 엄청 예뻤다. 연꽃잎이 펼쳐진 땅을 지나서 해안가를 걸었다.
류와 나는 노을에 비친 윤슬과
풍경을 구경하느라 뒤쳐졌다.
늦게 도착한 뚱이네. 애들은 먼저 밥을 먹고 있었다. 나와 류는 고기를 시켰지만 다 먹지 못했다. 나와서 속이 너무 안 좋았다. 절벽 끝에 앉아서 된장찌개가 먹고 싶었다고 말했고, 류도 그랬다. 서로 놀랐다.
우리 다음엔 눈치 보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말하자.
오늘의 에필로그
오늘의 딴짓 멤버들.
바래길을 실패지만, 딴짓은 성공.
함께해서 더 즐거웠던 물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