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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홉 May 02. 2022

[동심찾기] 자연놀이, <자연글쓰기채집>워크숍

낚아 올린 자연을 글로 담아보기



현재 남해에서 살면서

삶의 다양한 방식을 실험하고 있고,

자연에서만 할 수 있는

재밌는 놀이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는 자연에서 즐기는 '놀이문화'를 넘어서,

하나의 프로그램 형태로 진행해 봤다.


놀이문화를 확장한 자연체험 워크숍 기획과 운영!

자연에서 노는 이야기!



기획자: 윤홉







자연글쓰기채집 워크숍

2022.04.26



날씨가 유독 좋았던 날, 바람마을 ‘시문’에서 열린

자연글쓰기채집’워크숍!




그동안 생각만 해오던 상상을 시문에서 열어봤다.

더 자세하고 디테일한 기획 이야기는 추후에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






시문 마을 산책길을 따라 숲으로 향했다.

녹음이 우거진 숲 속 길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이곳에서 자연을 품은 워크숍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날씨 좋은 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저수지 가는 길에서 만난 물줄기!


주가 돌멩이로 다리를 만들었다.

아슬아슬 건너기.

맨발이었던 진은 시원하게 발을 담갔다.





갑자기 우다다 달려가는 둘 ~ ~.

두 마리의 강아지 같았다...





점점 더 깊은 숲 속으로!

본격적으로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2인 1조가 되어 자연 가이드와 참여자 역할을 번갈아서 맡고, 눈을 감고 '자연가이드'에 이끌려서 길을 걸어본다.






자연촉감 놀이

여전히 눈을 감고 자연물 만져보기.

시문의 바람결, 나무의 투박한 모양,

풀을 손끝으로 느껴본다.

자연의 감촉이 어쩐지 조금 낯설게 느껴질 것.







감촉 놀이가 끝나면 자연의 오브제를

사진에 담아 집으로 돌아올 것!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귀여운 강아지, 시원한 물줄기.







글쓰기 놀이!

낚아 올린 자연을 글로 옮길 시간!

각자 오늘의 사진을 고르고,

이유와 감상을 함께 나눴다.






나는 물줄기에서 노는 친구들 모습,

주는 평화로운 시문의 풍경,

진은 서서 풀을 뜯는 염소가 담긴 사진,

근은 따라오는 강아지 사진을 골랐다.







글쓰기 워크숍이지만,

기획자로서 참여자에게

부담은 덜고 흥미를 주고 싶었다.

약간의 반전을 담아 '사진'을 고르게 했다.





<낚아올린 자연 풍경>  진의 사진 / 근의 사진


<낚아올린 자연 풍경>  주의 사진 / 성의 사진




내 것을 제외한 다른 사람의 사진 고르기!

각자 마음에 드는 남의 사진을 골랐다.







타인의 시선을 가져와서 나만의 글쓰기를 해본다.







10분 짧은 글쓰기가 끝나고, 서로의 글을 낭독했다.

낭독이 끝나면 참여자들이 함께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네 편의 글 보기


진의 시선, 주의 생각



초록 세상의 중심으로, 주

그곳에는 자유와 설렘,

그리고 조용히 치열한 삶들이 가득했다.

새싹도, 민들레 씨도, 깻잎도.

그리고 나무도 모두 약하지 않았다.

새싹이, 민들레 씨가 부드럽기를 바랐던 내가

얼마나 치열함을 모르고 사는지 깨달았다.

초록세상은 그 어디보다 치열했다.




주의 시선, 근의 상상_소설



어느 때나 걷는 길이였다, 근

어느 때나 걷는 길이였다. 날 설레게 하는 바람이 불고 시냇물이 내게 인사하는 길. 찝찝한 기분이라곤 전혀 느껴본 적 없던 이 길에서 젖은 양말 한 짝을 우연히 발견한 건 어제였다. 몇 년을 신고도 한 번도 양말을 빨지 않았는지 옆을 지나가기만 했을 뿐인데 심한 악취가 올라왔다. 이런 시골에도 노숙자가 사나?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양말을 발견하고부터 몇 달간 주기적으로 같은 길에서 악취 가득한 양말을 반복적으로 발견하고부턴 왠지 그 길을 걷는 게 께름칙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시선, 진의 생각



다리와 엉덩이의, 진

엉덩이로 걷는 이와 두 다리로 걷는 이의 산책.

 다리로 걷는 이는 피할  없는 물에 

살을 부딪혔고, 엉덩이로 걷는 이는 

물을 뛰어넘었다.

아주 높고 가벼이.

두 다리와 엉덩이는 들뜬 기분으로

몸으로 녹음을 만진다.

녹음은 부드러워 보이나 거칠었고,

익숙해 보였으나 낯설었다.

형언할 수 없는 어둠의 기분,

가까스로 마주한 녹음의 짙음.

다리와 엉덩이는 각자의 녹음과

어둠에 대한 생각을 안고 집에 갔다.




근의 시선, 나의 생각



개를 쓰다듬는 방법, 홉

작은 것들은 너무 작았다.

키가 작은 나는 그런 것들에게 늘 눈이 갔다.

본가에 살 때는 항상 공원에 나갔다.

바로 산책 나온 강아지와 견주를 보기 위해서.

애정 어린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고,

가끔은 슬쩍 말을 건넸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털을 마구 헝클었지만,

이제는 킁킁거리는 코끝에 가벼운 주먹을 쥐고

천천히 다가간다.

개를 쓰다듬는 데는 정답이 없다.

애정 어린 시선과 사랑을 담으면 된다.








자연을 나만의 것으로 채집하기!

짧은 일기, 소설, 시, 에세이까지.

타인의 시선에서 발견한 나만의 감상,


자연에서부터 뻗어간 또 다른 세계를 함께 나누면서

새로운 생각과 시선을 공유할 수 있었다.










오늘의 에필로그
윤홉,  <자연글쓰기채집> 기획 및 운영



자연과 문화예술은 우리에게 원초적인 기쁨을 준다. 그런 생각에서 뻗어 올린 '자연글쓰기채집'.


자연의 모든 것을 느끼고, 떠올리고, 펼쳐보는 시간이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기쁨과 만족감.

현대 문명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대지의 생명력을 잊지 말자고 전하고 싶다.


도시에서 바쁘게 살면서

종종 생명력을 잃는 기분을 느끼진 않는지,

새로운 즐거움을 온몸으로 누려보고 싶진 않는지,

혹은 자신도 몰랐던 나만의 세계를 이제는 꺼내보고 싶진 않은지.


이 땅에서 살아 숨 쉬는 모든 이들에게,

자연을 집으로 데려가는 채집 놀이를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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