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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마지기 Mar 22. 2024

새우등

고래싸움은 시작도 안한것 같은데..

즐거운 금요일이지만 퇴근을 뒤로 하고 회의록 정리에 열을 올렸다. 그 간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일단락 짓는 회의가 늦은 오후에 있었기 때문이다. 회의는 깔끔하게 진행되었고 회의록만 상무님께 전달만 드리면 마음도 몸도 편안한 주말이다.


회의록을 거의 다 써 갈 무렵 파트장님께서 '저녁식사 테이크아웃 하러 갈까요?' 하신다. "아, 잠시만요. 요거 마무리짓고 상무님 리뷰하고 가시죠." 헌데 찜찜한 느낌을 주는 멘트를 남기신다. "맞다 그쵸.  실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그런건데.. 그래요~"


일을 마치고 회의실에 앉아 테이크아웃해 온 저녁꺼리를 먹으며 함께 얼굴을 마주했다. 조심스럽게 입을 떼시며 하시는 말씀인즉, 내가 조금 더 적극적이로 일을 했으면 좋겠단다. '뭬이야? 나한테? 그것도 이 타이밍에?' 그래도 감사드린다 말씀드렸다.


실은 알고 있다. 파트장님이 정말 불편해 하신건 내 옆자리 직원과 함께 일하는 모습때문이라는 걸... 나는 파트장님과 옆자리 직원 모두와 사이가 좋은데, 이 두 분은 서로 약간 앙숙관계다. 어째 이런 불상사가 나한테 한번 쯤 생길 것 같더니만...


나는 자신하건데, 절대 내 일을 남에게 맡기지 않았고 내 옆자리 직원도 내 일을 빼앗아가지 않았다. 그저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만 조언을 구하고  필요한 의견만 청취했을 뿐이다. 아, 새우등 운명의 장난이어라.. 앞으로 이 둘 사이의 줄타기를 어찌 타야 한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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