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적 관점에서의 취약성 그리고 선수
사슴은 태어나자마자 걷고 뛸 수 있지만, 인간은 보행하기까지 부모의 돌봄이 필요하다. 이 말인즉슨, 인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짐승들은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움직이고 먹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직 인간만이 긴 아동기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동물들에 비해 취약한 상태로 오랫동안 살아간다.
인간은 진화적으로 오랫동안 무언가를 학습하고 습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으며 그것은 결국 다른 동물들과의 문화적, 지적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사람의 성장은 태어나고 2년간 급격하게 이루어지다가 그다음 7년 이상에 걸쳐 느리게 성장한다고 한다. 그리고는 또다시 급속 성장을 하는 일정하지 못한 곡선을 그린다는 것이다. 이는 침팬지가 생식을 할 수 있는 상태까지의 성장곡선과는 대조적이다.
진화적인 측면에서 보면 왜 인간은 일정한 속도로 진화하지 못했을까? 약 100-300만 년 전, 인간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다른 짐승들과는 달리 도구와 불을 사용하고 조리하여 음식을 먹고 수명을 늘리며 생존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문화적 동물로 진화한 인간은 신체발달의 속도보다 뇌가 발달하는 속도가 더 빨랐던 것이다. 즉 생존의 측면에선 신체적 강함 보다는 학습능력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에서도 제마다 각기 다른 취약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어떤 이는 체격이 왜소하여 운동을 잘하지 못하고, 또 어떤 사람은 타고나기를 몸을 쓰는 것에 자연스러운 이가 있는 것이다. 영유아들이 물속에서 자연스례 수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어떤 아기는 좀 더 자연스럽고, 또 어떤 아이는 물에 빠지기도 하듯이 말이다.
엘리트 운동선수에 이러한 개념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어떤 종목에서도 모든 선수가 같은 재능과 똑같은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농구에서는 누군가는 신장이 2M에 가깝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하다.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선수는 자신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빠른 발을 훈련하고, 슈팅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키가 작다는 사실(취약성)이 결국에는 슛 정확도를 높이는 상황에 이르게 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마음먹을 때 성장한다. 마침내 그것을 채우게 되었을 땐 그 취약성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닌 더욱 견고한 장점이 되는 것이다. 이유인즉슨 자신이 가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자란 부분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시간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부족한 점을 인정하되 포기하지 않는 한, 자신의 가장 모자란 점이 결국엔 자신을 대표하는 최고의 장점이 된다.
참고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