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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숲 Apr 01. 2024

한 줌 겨울

여름 어디쯤에서 보내는 시



안도 밖도 너무 차가워 손도 푸른 살갗도 얼었을 때

옅은 미소도 얼어붙고 심장마저 살얼음에 서걱거릴 때

봄은 너무 멀기만 할 때


멀리 아주 먼 데로 나를 보낸다

여름 어디쯤으로.


여름의 테두리를 서성이게 한다

두꺼운 외투를 벗어 손에 들고

서성이게 한다


서성이다 올려다본 하늘에

손을 담그니 조금씩 제 색을 찾아가는

푸르스름한 나의 살갗


봄은 너무 멀지만

여름은 더욱 멀었지만

몸에 엉긴 한 줌 겨울의 비늘이

바스락 거리며 떨어져 나갔다







코로나 시국 이후 오랜만에 떠난 걸음이었습니다.
겨울이 없는 곳으로, 두꺼운 옷을 껴입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의 여행은 한편으론 자유롭습니다
추운 계절이 되면 유난히 더운 곳으로 떠나고 싶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오면 기다리는 건 여전한 추위지만 그래도 봄은 한층 가까워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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