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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 스프링 Feb 06. 2024

운이 좋았다는 착각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시절 무탈하게 학창 시절을 보내고 뺑뺑이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중학교에 배정되었다. 운이 좋았다.


중학교에 올라가 진짜 공부를 맛보며 욕심내어 공부한 끝에 비평준화 시험을 보고 원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때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꿈이 없던 시절. 진로의 고민 속에 고3 담임 선생님이 취업이 잘 된다며 추천해 주신 공대에 수시지원을 했고 합격했다. 내 인생 가장 운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적성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힘든 공대생 시절을 버텨내고, 취업난 속에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 곁에서 나를 지켜본 친한 친구가 말했다.

너는 항상 운이 좋아!

듣고 보니 그랬다. 비교적 순조로웠던 지난날들을 보니 내가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회사생활을 무탈하게, 한 번씩 겪는다는 진급누락도 없이 두 번의 육아휴직과 복직을 지나면서도 제때 진급이 되었다.

운이 좋다고 말하려다 순간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동안 실패도 많았고 정말 운이 따라주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그 좋은 운을 만들기 위해, 또 순조로운 삶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고된 시간들.


취업 준비를 하며 기대가 큰 부모님 몰래 준비하고 정장을 가방속에 넣어서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 보러 가던 순간.

왕복 3시간이 넘는 출퇴근을 임신하며 육아하며 버텨냈던 시간들. 회사에서 맡은 업무에 인정받고 싶어 고군분투했던 날들.


되돌아보면 그 순간마다 어렵고 힘들게 버텨냈던 시간들이 있었다. 모든 걸 운으로 퉁쳐버리기엔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간의 회사생활을 그만두고 또다시 N 잡러의 삶을 사는 나를 보며 베스트 프렌드 친구가 말했다.


" 어릴 때부터 넌 항상 운이 좋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 보니 너는 정말 많은 노력을 했었던 것 같아. 대단하다 정말. "


멋쩍은 칭찬이었지만 나의 노력이 인정받는 느낌. 그리고 결국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던 칭찬이기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잘 되는 사람, 성공한 사람을 볼 때면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오리의 유유히 헤엄치는 우아한 모습 뒤에 물아래에서 끊임없이 발을 젓는 노력이 있는 것처럼 그 운의 뒷면에는 피땀 흘리는 노력이 있을지도.


결국 우리는 좋은 운을 만들기 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며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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