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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산책로, 하이라인파크

도시, 그리고 마음의 재생

by 무드온라이프


쇠락과 회복


도시는 늙지 않는다. 대신 잊힌다.

한때 열차가 달리던 철로가 멈춰 서면, 그곳은 도심 속에서 가장 먼저 잊히는 기억이 된다.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는 바로 그런 순간에 다시 태어났다.


도시의 흐름에서 멈춰버린 철로, 쇠락의 자리에 시간이 쌓여간다. 쇠락의 자리에 시간이 쌓여간다.” (출처: 하이라인파크 공식 홈페이지)


도시의 흐름에서 버려진 철로 위에, 풀꽃과 빛이 스며들며 산책로가 생겼고, 그 길 위로 사람들은 어디선가 모여들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 길에는 야생화가 피었고, 벤치가 세워졌으며, 시민들은 예술로 스스로의 이야기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찾지 않으면 그 자리는 서서히 잊히고, 우리 마음도 돌보지 못하면 금세 메말라간다.

하이라인은 도시 재생의 공간이지만, 그 탄생의 흐름은 메마른 마음이 다시 살아나는 과정과 닮아 있다.


삶도 도시도, 무너진 자리에서야 비로소 회복을 꿈꾸며 새롭게 태어난다.

하이라인의 시작은 그래서 도시의 이야기이자,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철로 위에 난 길


인간의 생로병사처럼 도시도 탄생과 성장, 그리고 쇠락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도시는 하이라인파크처럼 새롭게 태어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때 도시의 쇠락은 끝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과정의 일부가 된다.

죽어가던 철로에 숨결을 불어넣어 사람들이 다시 걷기 시작한 길, 그것이 바로 하이라인파크였다.


함께 만든 기적


하이라인파크는 저절로 생기지 않았다.
철로 위에 야생화를 심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오랜 관심과 숨은 노력이 있었다.

‘하이라인의 친구들’이라는 이름 아래,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그 위에 다시 걷는 길을 만들었다.


이곳은 입장료도 없이 누구나 걸을 수 있다.
야생화가 자라고, 예술이 살아 숨 쉬고, 아름다운 노을이 도시의 틈 사이로 스며든다.
그리고 그 모든 공간은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마음의 쉼표가 된다.


도시 재생은 예술과 함께 숨 쉬며,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완성된다. 하이라인파크 공공예술. 사진 출처: 하이라인파크 공식 홈페이지


마음도 그렇다. 혼자서는 어렵다.
마음의 회복도 누군가의 손길, 말 한마디, 함께 걷는 사람이 있어야 시작된다.



마음에도 산책로가


하이라인에는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다.

예술가와 시민이 어우러져 만든 커뮤니티의 장,

관광지를 넘어 도시의 미래를 상상하는 실험장이자,

지친 일상을 품어 잠시 숨 고르게 하는 회복의 공간이다.


지금 우리의 마음도 도시의 일상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고, 숨 가쁘게 돌아간다.

그래서 더더욱, 마음에도 하이라인파크 같은 길이 필요하다.


함께 걷는 순간, 회복은 시작된다.

도시가 살아나듯, 마음도 살아날 수 있다.


무너진 자존감 위에, 야생화를 심고

굳어진 마음 위에, 작은 벤치를 놓고.


사람들의 손길로 심어진 야생화, 회복의 길을 열어간다. 사진 출처: 하이라인파크 공식 홈페이지
하이라인파크의 벤치. 잠시 앉아 숨 고를 수 있는 쉼의 자리 사진 출처: 하이라인파크 공식 홈페이지


이제, 소홀히 해온 내 마음의 산책로를 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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