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달리무맙 시작
오늘 병원을 다녀왔다. 하루에 진료를 3개나 보니깐 너무 피곤하다. 아침 9시 30분에 출발해 10시 15분에 순천향 서울병원에 도착했다. 류마티스 내과가 항상 피검사가 있어서 원래 진료시간보다 1시간 30분 정도 빨리 가야 한다. 진료는 11시 34분이었고 피검사를 대략 10시 20분쯤에 했다. 피를 2통 뽑고 나서 엑스레이를 촬영해야 한다고 해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그리고 바로 안과로 가서 시력검사와 안압측정, 각막 사진 등을 했다. 안과 검사를 마친 다음에 다시 류마티스 내과로 갔다. 마침 피검사 결과가 전부 다 나와서 진료를 보러 바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CRP가 내가 지금까지 측정한 것 중에 가장 높았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그렇게 높은건 아니었지만... 별다르게 한 것도 없는데 염증 수치가 올라가다니 신기했다. 몸이 엄청 피곤했는데 ESR도 이번에는 44로 높게 나왔다. 증상 자체는 저번 달과 비슷했다. 자다가 허리가 아파서 새벽 5시에 깼고 아킬레스건염이 심하고 피로 누적이 심해서 저녁만 되면 정말 간신히 걸었다. 류마티스 내과 선생님이 염증 수치도 올라가고 있고 통증 관리도 되지 않으니 이제 생물학적제제를 하자며 설명을 해주셨다. 저번에는 류마티스 내과 선생님이 휴미라, 코센틱스, 탈츠 3개 중에서 고르라고 했는데 유플라이마로 완전히 당첨이 되어서 내 선택지가 없었다. 유플라이마는 셀트리온에서 나온 휴미라 바일로시밀러다.
나도 사실 코센틱스를 할까 휴미라를 할까 고민이 많이 있었다. 코센틱스는 다 좋은데 비용면에서 다소 부담되는게 있고 요즘들어서 관절통증이 심해서 휴미라를 하는게 더 나을까하는 샹각도 했었다. 류마티스 내과 선생님은 시종일관 휴미라 추종자라 휴미라를 진행하긴 할 것 같았다. 류마 선생님의 적극 추천으로 유플라이마를 진행해서 그 날 바로 맞고 왔다. 이렇게 주사제가 속전속결로 되다니 신기했다. 주사제가 효과가 없으면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한 번 바꾼 주사제는 다시 사용할 수 없다.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주사실로 가서 유플라이마를 팔에 맞았다. 나는 백신같을줄 알았는데 백신보다 훨씬 아팠다. 코로나 백신은 솔직히 주사를 맞은지도 모르겠던데 유플라이마는 맞을 때 살을 꼬집는 것부터 해서 아팠다. 주사바늘이 들어가는게 다 느껴졌고, 몇 초 들어가면 끝이지만 그 몇 초가 생각보다 아팠다. 이걸 이제부터 자가주사를 해야 한다니.. ㅜㅜ
교수님이 우선 주사제를 맞은 이후 효과를 봐야 한다며 2주 뒤에 오라고 하셨다. 1달에 40mg을 2번 맞는데 2주 간격으로 맞으므로 다음 번 진료를 보고 나면 이제 내가 놓아야 한다. 휴미라를 맞는 사람들이 배에다가 주사를 놓기 때문에 아마 나도 배에다가 놓으면 될 것 같다. 팔뚝이 편하긴 한데 팔뚝에다가 맞으려면 누가 놔줘야 해서 배에 맞는게 편할 것 같다. 오후에 피부과 진료를 보러갔다. 나는 유플라이마를 맞게 되었다고 설명했고 교수님은 화농성 한선염에서 코센틱스와 유플라이마의 효과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유플라이마의 효과를 봐야 하니 이번에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에는 훌그램도 처방받지 않았다. 지금은 겨드랑이에 딱히 통증이 없는 상황이라 현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끝났다.
저번에 말한 유전자 검사의 경우 교수님이 알아봤는데 광범위한 유전자를 검사한 다음에 유전자를 따로 교수님이 추출을 해야 하는데 화농성 한선염에 대해 특화된 유전자가 아직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하는게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큰 비용을 들여서 하는데 유전자 감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걸 교수님이 셀프로 해야 한다니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인간의 유전자는 게놈 프로젝트로 모두 밝혀졌지만 유전자가 어떤 질병에 관여하는지는 연구가 덜 된 상황이다. 특히 화농성 한선염의 경우 현재 어떤 유전자가 구체적으로 병을 일으키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건선과 화농성 한선염의 관련성은 어느 정도 연구가 된 상황이지만 정확하게 어떤 면역학적 요인으로 한선염이 발생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병원 진료를 기다리면서 몸이 힘들어서 죽는줄 알았다. 하필 점심때 먹은 KFC 햄버거가 너무 맛이 없어서 속이 체한 것 같았다. 별로 KFC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지만 순천향대 병원 근처에서 먹을게 없어서 그냥 갔다. 차라리 서브웨이를 갈걸 그랬다. 다음번에는 샌드위치를 먹거나 차라리 쌀국수집을 가야겠다. 롱다리버거인지 뭔지 먹고 나서 속은 속대로 울렁거리고 빨리 진료는 보고 싶은데 계속 기다려야 하고 진짜 쇼파에 눕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 진료가 끝난 후 간신히 집에 갔다. 집에 도착한 다음 아무것도 못하겠어서 바로 침대에 뻗었다. 몸이 정말 쓰레기 같아서 큰일이다. 아달리무맙이 관절 통증에는 효과가 좋다고 하니 이 피곤한 몸이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
백내장은 아직 초기라 수술할 필요는 없어서 앞으로 정기적으로 검진만 잘 하면 될 것 같다. 1년에 한 번씩 검사를 해보면 좋겠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셔서 당분간 안과는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후.. 한 과목 줄어들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