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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의 Jun 09. 2024

꿈에 나오는 친구 관계의 특징은?

2월의 에피레터 키워드: 관계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신기하게도 저는 명절을 앞두고 조상님이 아니라 대학교 동기를 꿈에서 만났어요. 


저와 비슷한 점도 많지만 저보다는 훨씬 더 밝고 활기찬 친구여서 만날 때마다 자주 웃게 되는 친구인데요. 역시 꿈에서도 마찬가지로 그 친구와 함께 실컷 웃다가 잠에서 깼어요.


왜 수많은 사람 중 그 친구가 꿈에 나왔을까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이내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모든 의문이나 궁금증은 뒤로하고 그저 보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거든요.


서로 자연스럽게 만나서 이야기할 시간이 많았던 학생 때와는 달리, 사회인이 된 이후로는 단순히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만나기란 정말 어려워졌어요. 서로의 환경이 달라지다 보니 공통된 관심사가 달라져서 할 말이 없어지기도 하고, 과거의 좋았던 시절만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걱정을 토로하는 시간이 많아지기도 하고, 서로 일정을 맞추기도 점차 힘들기만 하니까요.


하지만 고작 서로 만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를 잊을 수는 없겠더라고요. 친구와 함께 보냈던 학생 때의 시간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떠올릴 때마다 편안하고 즐겁거든요.


그래서 사람마다 저마다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 기준에서 '꿈에 나오는 친구 관계의 특징'은 편하고 솔직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주고받았던 사이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라면서 저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로 저도 자연스럽게 고민이나 힘든 점에 대해 그 친구와 마음 편히 이야기 하면서 서로 의지할 수 있었거든요.


대학교 도서관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을 때, 조별 과제 빌런을 만났을 때처럼 대학생 시절에만 할 수 있었던 주제에 관해 이야기했던 저희가 이제는 직장 내 빌런 이야기, 퇴근 후 운동 루틴 이야기처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주제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긴 해요.


하지만 힘든 점을 서로 나눌 수 있으면서도,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간 자체는 편안하다는 점이 꿈에 나오는 친구 관계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싶어요. 불안이나 걱정을 공유하는 시간이 누군가에 대한 가치 판단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서로의 상황을 더욱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니까요.


그 친구에 대해 생각할수록 우리의 상황은 학생 때와는 참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서로에 대한 신뢰는 지금까지도 여전하다는 생각이 떠올라요. 마침 안부를 주고받기 좋은 명절이 다가온 만큼, 친구에게 연락을 해봐야겠어요. 그 친구도 우리가 함께 보냈던 시간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 편히 즐거워할 수 있도록, 즐겁고 편안한 이야기를 챙겨서요. 



여러분도 최근에 누군가가 꿈에 나온 적이 있나요? 저는 꿈을 잘 꾸는 편이 아닌데도 꿈에 친구가 나와서 이날 정말 놀랐답니다. �

현의�


단순히 보고 싶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불러내기 불편하다는 말씀이 너무 공감되네요. 막상 상대에게 그런 고민을 얘기하면, 다른 이유 없이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부르라고 하는데 내 시간이 소중해진만큼 상대의 시간도 소중해서 점점 더 부르기가 어려워지나봐요�

미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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