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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Apr 20. 2024

처음처럼... 매일 태어난다


어제는 겨울
오늘은 봄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
눈이 오고
칼바람이 불고 추웠는데
오늘은
햇살이 따뜻하고
바람도 없어
쌓였던 눈이 다 녹는다
봄이
겨울을 잡는 것인지
겨울이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인지
업치락 거리는
날씨 때문에
우왕좌왕하는 것은
사람만은 아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새들도
다람쥐들도
어딘가에 숨어서
날씨가 좋아지기를
가만히 기다린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몰려오고
눈과 비가 내리는 것은
그저 자연의 현상인데
사람들은
하늘을 보며 원망한다
봄이 오기를 기다리다
봄을 보내고
좋은 날을 기다리다
늙어간다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말을 하지만
보이지 않는 미래를
희망하고 소망하며
오늘을 보낸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인데
오늘 찍은 사진이
너무 늙었다고 지워버린다
더 이상
젊어질 수 없는데
오늘의 젊음을 잊고
모르는 내일에
인생을 건다
돈과 명예와 권력이
힘이 있는 세상이지만
오늘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데
뜬구름을 잡기 위해
오늘을 버린다
어제보다 늙었어도
내일보다 젊은 오늘은
새로 태어난 첫날이다
어제 없던 내가 있고
내일에 없을지 모르는 내가
사는 시간이다
돌고 돌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 어딘가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 되어 존재한다

봄 안에 겨울이 있고

겨울 안에 봄이 있듯이

처음이고 끝이 되어

오고 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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