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잠들어 있는 동네
아무도 살지 않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듯
깊은 잠에 빠져있다
달도 별도
보이지 않고
지친 가로등만이
세상을 밝힌다
어젯밤에
내린 겨울비에
거리는 빙판이 되고
앞뜰에 서있는
커다란 전나무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춘다
사람들은
꿈속을 헤매고
구름과 바람이
가로등과 같이
잠든 동네를 지키며
춤바람 난 나무들은
정신없이 춤을 춘다
바람이 분다
아주 심한 바람이 분다
어제를 데리고 간
바람이
오늘과 함께 춤을 춘다
바람아 불어라
불고 싶은 대로
실컷 불어라
새로운 내일이 올 때까지
신나게 춤을 추어라
잃어버린 시간
흔적조차 없는 세월
구름 따라 흘러간
사랑하던 날들이
보이지 않아도
철없는 나무는
바람 따라 춤을 춘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