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어로물과 한국형 회귀물에 대하여
괴수 8호를 다 봤다. 시즌은 총 12부작.
솔직히 재밌다. 재밌긴 한데,
볼수록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시작하자마자 이야기에 쉽게 빠져든다.
아무래도 일본 애니 특유의 흥행공식이 있는 듯하다.
어느 날 괴생명체가 몸 안으로 들어왔는데 (=기생수, 주술회전, 체인소맨)
틈틈이 삐져나오는 폭발적 파워로 당황하다가 (=기생수, 주술회전, 진격의 거인, 체인소맨)
괴생명체를 타개하는 집단의 말단으로 입성하여 (=진격의 거인, 주술회전, 귀멸의 칼날, 원펀맨, 체인소맨)
힘을 컨트롤하는 법을 익혀 적을 하나둘 격파하면서 (=진격의 거인, 주술회전, 귀멸의 칼날, 체인소맨)
괴력과 철학을 추앙하는 멘티-멘토와 브로맨스도 쌓고 (=원펀맨, 주술회전)
괴생명체 최종보스 타도를 향해 나아가는 성장형 히어로 스토리 (=기생수, 주술회전, 진격의 거인, 귀멸의 칼날, 원펀맨)
그에 비해 한국 원작인 나혼자만 레벨업은 일본 흥행공식과는 결이 조금 다른 한국 정서와 현재 청년들의 욕망이 맞물려 스토리에 신선함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 삶에 후회와 결핍을 느끼며 숨진 주인공이
앞선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그대로 간직한 채
다시 새롭게 시작할 기회와 티켓을 얻게 되어
시스템과 설정값들을 학습하고 이용하면서
공략집처럼 힌트(주식, 코인, 정권 등)도 활용하고
후회 없을 선택과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면서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성장해 나아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