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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a Mar 22. 2024

사주상담 이야기 #6 재혼한 남자의 딸

아들이 대신 써주는 엄마의 인생

동거를 하고 있다는 여성이 찾아왔다.


남자에게 딸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선생님, 그 아저씨 딸이 우리 아이들과 잘 지내긴 하는데 너무 게으르고요. 자기 할 일도 안 해요."라고 불평하는 소리가 들렸다. 


딸은 움직이는 것을 귀찮아하며, 자신의 몸무게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했다. 


사주를 보니 그 아이도 식상이 없었다. 


여자에게 식상은 자식을 뜻하며, 먹고 배설하는 것을 상징한다. 


그 아이는 막 먹고 배설이 원활하지 않아서 변비가 있으며, 그래서 살이 찔 수밖에 없어 보였다. 


고집도 세고 수 틀리면 다 자기 마음대로 경향이 있어 보인다 말하니 딱 그렇단다. 


그래서 나는 딸을 한번 데리고 오라고 하고, 내가 직접 상황을 설명하기로 했다.


다음날, 그들은 함께 나를 찾아왔고, 아이만 남겨놓고 어른은 좀 나가있으라 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식습관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불편할 때 음식으로 해소한다고 했다. 


생년월일을 토대로 사주를 보며 설명해 주었다. 


"사주도 사주이지만 이대로 계속하면 성인병에 걸릴 수 있고, 결혼이나 아이를 가지는 것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네가 품고 있는 고민이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내게 말해보렴."


아이는 현재의 생활환경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아이에게 문을 열고 가족과 어울려 살아보라고 조언했지만, 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혼자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상태로는 우울증이 올 수 있어. 사회적 고립은 무기력을 초래하며, 네가 사회에 나가 무시당하고 소외될 수 있어. 이제부터라도 노력해야 해. 여성으로서 자신을 가꾸고 말도 예쁘게 하려고 노력해 보자."


이후 엄마를 들어오라 하고 이야기를 해 보았다.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딸이 계속해서 독립을 원한다며 애 아버지와 끊임없는 갈등을 호소했다. 


"그 사이에서 정말 힘들어요. 아빠와의 문제로 말이죠. 어쩌면 좋을까요? 독립을 시키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우리 가족까지 문제가 될까 봐 걱정이에요." 


그녀는 집 근처에 작은 원룸을 구해서, 가끔씩 상황을 살피며 딸이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이것도 당신 운명입니다. 자식 딸린 남자를 만났으면 이런 일이 생길 거라는 것도 생각을 했어야지요. 이왕 이렇게 인연이 됐으면 받아들이고 살아갈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인생의 복잡한 인연과 문제들이 얽혀 있는 것을 느꼈다. 


마음속에 포기를 담아두면 그저 무기력만이 자리 잡을 뿐이다. 


이미 포기를 넘어선 그 여학생의 상황이 걱정되었다.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이 한 인간의 인생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지, 나는 늘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은 부모라면, 그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식이 없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자녀를 낳았다면 그 존재 자체에는 죄가 없어요. 부모의 잘못된 결정이 그 아이의 고통과 외로운 기억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지요. 결국, 그 책임은 누가 지는 걸까요?"


세상의 모든 부모들과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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